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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결혼시즌 혼수품 부르는게 값”…장삿속에 울상짓는 2030 예비부부
[헤럴드 경제=서지혜 기자] 가을 결혼시즌을 맞아 혼수품 특가 세일이 한창인 가운데, 매장별로 가격이 천차만별이어서 가뜩이나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2030 예비부부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한푼이라도 싼 물건을 사기 위해 발품을 팔아보지만, 부르는 게 값이어서 구매 결정을 내리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일부 업체들은 “한꺼번에 사야 싸다”며 세부 가격을 제대로 공개하지 않은 채 패키지로 물건을 파는 경우도 많아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 

[사진=헤럴드경제DB]

결혼을 앞둔 양미정(32ㆍ가명) 씨는 지난 주말 서울 강남의 한 가전제품 매장에서 세일 기간에 해당하는 가전제품의 견적을 받았다.

해당 매장 직원은 TV, 세탁기, 냉장고, 청소기, 식기세척기 등 9개 품목에 대해 총 610만 원의 가격을 제시했다. 

양씨는 “가전제품 구매가 처음이니 각 품목별로 가격을 알려달라”고 요구했다. 제품을 낱개로 구매한 합산보다는 저렴했지만, 어떤 부분을 할인받았는지를 알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해당 매장에서는 “세부 가격은 알려줄 수 없다”며 “세일은 오늘까지만이니 빨리 결정해야 한다”고 채근했다.

그 날 저녁 양씨는 집근처에 있는 인천의 같은 브랜드 매장을 방문해 동일한 제품의 견적을 받았다.

해당 매장 직원은 양씨가 서울에서 610만 원의 견적을 받았다는 말을 듣고, 70만 원이나 싼 540만 원의 가격을 제시했다.

이 직원은 “제습기 등 10만원~20만원 가량 하는 제품은 공짜로 제공하고 모든 가격은 원가”라고 말했지만 역시 세부 가격은 제시하지 않았다.

더 발품을 팔면 더 저렴한 가격도 찾을 수 있을 것 같았지만, 세일이 오늘까지만이라는 말을 들은 양씨는 울며겨자먹기로 결국 이곳에서 제품을 구매했다.

양씨가 방문한 서울과 인천의 양판점은 모두 “세일은 오늘까지”라고 말하며 구매를 독려했다.

하지만 실제로 기자가 지난 15일 해당 양판점을 방문한 결과 할인판매는 여전히 진행 중이었다. TV, 세탁기, 냉장고 등 일부만 구매할 경우에는 오히려 가격이 더 저렴해지기도 했다.

실제로 이런 현상은 가전제품 뿐 아니라 가구, 주방용품 구매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난다.

같은 브랜드지만 매장별로 ‘신혼’이 들어갔을 때는 패키지로 판매하고 낱개로 사는 것보다 저렴한 가격을 제시하지만 개별가격을 알려주지 않아 예비부부들이 투명하게 가격 정보를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 결국 소비자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전체 가격에 의존하며 발품을 팔 수밖에 없다. 
[사진=헤럴드경제DB]

이 상황에서 손해를 보는 건 결국 소비자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젊은 예비부부들은 인터넷 관련 커뮤니티를 통해 정보를 수집하고, 가격을 공유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마저도 일부 매장이 스스로 저렴하다고 홍보를 해 소비자의 가격정보 수집을 방해하는 일이 많아 오히려 혼란만 가중시키고 있다.

한 소비자단체 관계자는 “백화점이나 대형 브랜드 매장에서 제품별로는 가격을 표시하고 있지만, 세일 기간에는 패키지로 물건을 팔면 다양한 할인혜택이 들어가기 때문에 가격을 투명하게 제시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하지만 개별 제품의 가격을 비교해야 무리해서 전체 제품을 사는 일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개별 제품의 가격을 확인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gyelov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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