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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YS 서거] 하나회 해체…군부독재 역사에 마침표를 찍다
[헤럴드경제=유재훈 기자] 김영삼 전 대통령의 재임기간을 논할 때 빠지지 않는 것이 군에 대한 문민통제를 확고히 한 ‘하나회’ 해체다.

전두환ㆍ노태우 등 육사 11ㆍ12기를 주축으로 만들어진 군내 비밀 사조직 ‘하나회’는 12ㆍ12 쿠데타를 주도해 이른바 ‘신군부’로 불리며 정권의 핵심으로 자리를 굳혔다.

박정희 정권 당시 3선개헌 반대를 주도하다가 ‘초산테러’를 당하고, 신군부에 의해 3년간 가택연금까지 당하는 등 대한민국의 민주화를 위해 목숨까지 걸었던 김 전 대통령에게 군부독재 타도는 숙명과도 같은 과제였다.

재임 시절 하나회 해체 등 현안으로 깊은 생각에 잠겨 있는 김영삼 전 대통령 모습. [사진=헤럴드경제 DB]


1993년 2월 25일, 30여년에 걸친 군부독재를 청산하고 문민정부의 깃발을 올린 김 전 대통령은 취임 일성으로 ‘위로부터의 개혁’을 외치며 군을 향해 벼린 칼날을 겨눴다.

김 전 대통령은 취임 직후 육군사관학교 졸업식 축사에서 “올바른 길을 걸어온 대다수 군인에게 당연히 돌아가야 할 영예가 상처를 입었던 불행한 시절이 있었다”면서 “이 잘못된 것을 다시 제자리에 돌려 놓아야 한다”며 군 개혁의 거센 칼바람을 예고했다.

그 개혁의 바람은 속전속결로 불어 닥쳤다. 김 전 대통령은 취임 후 한달도 안돼 이뤄진 군 내부 인사에서 당시 육군참모총장과 기무사령관을 한꺼번에 경질하고 예비역 육군 소장 출신인 권영해 국방장관과 함께 후임 육참총장에 비 하나회 출신인 김동진 대장을 깜짝 발탁했다.

한번 발동 걸린 김 전 대통령의 하나회 숙청 드라이브는 멈출 줄을 몰랐다.

1993년 4월 한 달간 김 전 대통령은 하나회 출신이던 수방사령관과 특전사령관을 전역시킨 후 교체했고, 1군사령관ㆍ3군사령관ㆍ2작전사령관 등을 포함한 야전 군단장, 사단장까지 모두 비 하나회 출신으로 채우며 군 상층부 곳곳에 퍼져있던 하나회의 뿌리를 뽑아냈다.

이같은 김 전 대통령과 하나회의 악연은 1995년 전두환ㆍ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을 법정에 세우는 데까지 이어졌다.

12ㆍ12 쿠데타와 5ㆍ18 광주민주화운동 강경진압을 주도한 하나회 출신 전직 대통령들을 법의 심판대에 세운 군부 개혁은 향후 ‘역사 바로세우기’로 이어져 김 전 대통령의 재임 중 손꼽히는 업적으로 자리매김했다.

하나회 청산으로 시작된 김 전 대통령의 군부 개혁은 군 고위층의 인사비리와 방위력 개선사업인 ‘율곡사업’ 부정부패 수사로 이어져 건군 이래 초유의 군 수뇌부 구속 사태로 이어졌다.

김 전 대통령은 퇴임 후 자신의 회고록을 통해 “군통수권자로서 군 수뇌부 구속 사태를 맞으면서 가슴이 아팠지만, 군 개혁의 칼을 거두어들일 수는 없었다”며 “군사정권의 보루로 인식됐던 군에 대한 세찬 개혁은 전군의 구석구석에 거센 바람을 불어넣어 우리 군은 재탄생의 과정을 거쳤다”고 자평했다.

igiza7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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