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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YS 서거]‘위대한 국민’ 외쳤던 문민 대통령 영면
[헤럴드경제=최상현 기자]대한민국 민주주의의 큰 별이 졌다.

불꽃처럼 살았던 한국 현대 정치사의 ‘영웅’을 잃었다. 서슬퍼런 독재와 싸우며 “위대한 국민 여러분~”을 외쳤던 승부사가 영면의 길을 떠났다. 

민주주의의 버팀목이 됐던 큰 산(巨山)이 무너진 슬픔에 하늘도 눈물을 흘렸다. 여ㆍ야를 뛰어 넘어 수많은 조문객들이 굴곡진 그의 88년 정치 인생 앞에 고개를 숙였다.

그는 정치적 고비 때마다 촌철살인의 어록으로 민주화에 대한 저항의 끈을 놓지 않았다. “닭의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고 했던 고인(故人)의 외침은 민주화에 대한 강한 열망과 신념이 녹아 있는 명언으로 지금도 회자된다.

경남 거제의 어촌 마을에서 태어난 그는 어릴 적부터 ‘대통령’을 꿈꿨다. 역대 최연소(만 25세) 국회의원으로 정치에 화려하게 입문한 뒤 최다선(9선) 기록에도 올랐다.

하지만 그의 정치 역정은 녹록지 않았다. 반(反)독재 전선의 맨 앞엔 늘 그가 있었다. 이승만 전 대통령의 사사오입 개헌과 유신, 신군부 독재에 저항하면서 그는 30여년 동안 ‘투쟁의 아이콘’으로 살았다. 초산테러 위기와 목숨을 건 23일간의 단식투쟁을 거치면서 죽을 고비도 숱하게 넘겼다. 헌정 사상 최초로 의원직서 제명되는 ‘수난’을 겪기도 했다.

고인은 지난 2009년 “모두가 숨죽이고 있던 그 때 김대중 전 대통령과 나는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비장한 각오로 무섭게 투쟁했다”고 회고했다.

정적과 야합했다는 비판 속에 결행한 3당 합당은 정치 인생에 획기적인 전환점이었다. 그리고 마침내 32년 간 지속됐던 군사정권시대를 끝내는 주인공이 됐다.

첫 문민 대통령으로 그에 대한 평가는 교차한다.

고강도 개혁을 통해 정치, 경제, 사회 각 분야의 투명성을 높이고 권위주의를 타파했다는 공(功)과 외환위기를 불러온 장본인이라는 꼬리표가 붙어 다녔다. ‘명예퇴직’과 ‘대졸 취업난’이란 말들은 그의 재임 기간 중 생겨난 신조어였다.

병상에서 고인이 마지막 남긴 당부는 ‘통합과 화합’이었다. 퇴임 후에도 정계를 향해 쓴소리를 서슴지 않았던 고인의 이 말은 오늘날 후배 정치인들에게 의미 심장한 울림을 남긴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갈등과 분열로 얼룩진 정치판에 던지는 훈수이자 경고로 읽힌다. 다시 한번 고(故) 김영삼(金泳三) 전(前) 대통령의 명복을 빈다.

sr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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