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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軍 수뇌부’ 허술한 가족관리 ‘방산비리’ 화 키웠다
- 최윤희-정홍용 등 고위간부 가족에게 로비스트 자금 흘러간 정황


[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방산 비리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다시금 탄력을 받는 가운데, 장성급 인사들의 허술한 가족관리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거물 로비스트가 군 수뇌부에게 직접 뇌물을 건네는 대신 아내와 자녀 등 가족을 경유해 목적을 달성한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23일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이날 정홍용(61) 국방과학연구소(ADD) 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비공개 소환해 강도높은 조사에 들어갔다.

예비역 육군 중장 출신인 정 소장은 아들 A씨의 유학자금에 무기중개상 함모(59)씨의 자금 4000만원이 흘러들어간 의혹을 받고 있다.

합수단은 함씨가 제공한 유학자금과 관련 뇌물 성격이 짙은 것으로 보고 있지만, 정 소장은 “아들이 받은 돈을 돌려줬으며 뇌물의 대가로 받은 것이 아니다”고 강력하게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정 소장이 전역 후 소장으로 취임하기 전 모 회사의 법인카드를 사용한 정황에 대해서도 대가성 여부를 집중 추궁할 것으로 관측된다.


그동안 합수단은 거물 무기중개상인 함씨가 전ㆍ현직 군 관계자와 그 가족을 접촉하고 광범위하게 로비활동을 벌인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해왔다.

최윤희(62) 전 합동참모본부 의장 또한 이르면 24일께 검찰에 소환될 전망이다. 최 전 의장은 함씨가 중개한 해상작전헬기 와일드캣(AW-159) 도입 당시 최종 결정권자인 해군참모총장으로 재직하고 있었다.

최 전 의장의 부인인 김모씨는 평소 함씨가 운영하는 레스토랑에 드나드는 등 함씨와 친분이 두터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개인사업을 준비하던 최 전 의장 부부 아들의 경우 함씨로부터 2000만원을 받았다가 1500만원을 돌려준 정황이 드러나기도 했다.

합수단은 지난 19일 김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함씨와 처음 알게 된 경위와 친분을 쌓게 된 배경 등을 상세하게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정옥근(63) 전 해군참모총장 역시 장남 정모(38)씨와 함께 뇌물을 받은 혐의로 2심 재판이 진행 중에 있다.

정 전 총장은 해군 유도탄 고속함과 차기 호위함 등에 대한 수주 편의 제공 등의 대가로 STX그룹으로부터 아들이 대주주인 회사로 있는 요트앤컴퍼니를 통해 7억7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로 아들과 함께 구속기소됐다. 1심 법원은 부자에게 각각 징역 10년, 5년의 중형을 선고했다.

법조계 관계자는 “군 상층부로 갈수록 본인 가족들이 일과 관련된 부분에서 부당한 이득을 받지 않도록 각별히 유념해야 한다”며 “그런 최소한의 노력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수뇌부들이) 법적인 문제를 넘어 도덕적인 비난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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