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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찰러리맨ㆍ갓수…2015 신조어로 본 직장인의 고달픈 삶
[헤럴드 경제=서지혜 기자] ‘찰러리맨, 갓수, 직장살이…’

최근 젊은 직장인들 사이에선 ‘갓수’가 부러움의 대상이다. 갓수(신이라는 뜻의 god과 백수가 합쳐진 신조어)는 무직을 의미하는 백수 중 부모님의 재력으로 크게 노력하지 않아도 직장인처럼 편하게 사는 사람들을 지칭한다.

갓수는 최근 우후죽순 등장하고 있는 청년들의 우울한 현실을 드러내는 신조어 중 하나다. 

[사진=헤럴드경제DB]

한 취업포털이 조사한 ‘2015년 직장인 신조어’를 보면, 직장인들에게 직장은 감옥같고 탈출하고 싶은 장소다.

대표적인 용어가 ‘직장살이’다. 직장살이란 신입사원이 상사의 꾸지람이나 선배, 동기들의 눈칫밥을 먹으면서 힘들게 직장생활을 하는 것을 의미하는 ‘시집살이’에 빗댄 말이다.

‘출근충’은 아침 일찍 회사에 나가 밤 늦게까지 일해도 벌레처럼 적은 급여를 받고 자신의 개인생활을 갖지 못하는 직장인을 벌레에 빗대 표현한 말이다.

이처럼 직장생활을 우울하게 느끼다보니 자연스레 직장생활을 하지 않는 사람은 부러움의 대상이다. ‘갓수’뿐 아니라 아이(child)와 직장인(salaryman)의 결합어인 ‘찰러리맨’역시 같은 의미다.

찰러리맨은 스스로 일해 돈을 벌면서도 부모님께 심리적, 물질적으로 기대어 사는 캥거루족의 다른 표현이다.

‘갓수’나 ‘찰러리맨’이 최근 등장한 신인류는 아니다. 하지만 최근 ‘수저계급론’과 함께 젊은이들 사이에 사회계층론이 논란이 되면서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아무리 노력해도 선택받은 사람들보다는 높은 계급이 될 수 없다’비관이 반영된 단어기 때문이다.

이런 신조어는 자칫 사회전체적으로 패배감을 확산할 수 있어 우려도 야기된다.

올해 사법고시를 응시한 한 대졸자는 “사법고시가 폐지되면 비싼 로스쿨 학비를 감당할수 없기 때문에 아무리 노력해도 변호사, 판검사가 될 수 없다”며 “신분상승의 사다리가 없어졌으니 사회적으로 성공하겠다는 꿈은 버리고 살아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대기업에 다니고 있는 한 여성은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죽을때까지 내집마련은 할 수 없는데, 누군가는 부모님 돈으로 이미 큰 집에서 신혼생활을 시작한다”며 “출발점이 다르다보니 더 높은 계층으로 올라가겠다는 목표 자체를 포기하게 됐다”고 말했다.

임운택 계명대 사회학과 교수는 “과거에는 열정을 과다투입하면 얻을 수 있는 결과도 많았지만 지금은 성공을 위해 삶을 던질만한 동기가 없다”며 “이런이유로 젊은이들이 조직에서 성공하기보다는 개인적 삶에 매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임 교수는 “이런현상을 무조건 비난하기보다는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하고, 일정한 보상체계와 사회보험 등을 마련해 사회를 상향평준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gyelov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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