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실직 불안’ 롯데 월드타워

면세점 대전 이후…희비 교차 2제

길고 길었던 면세점 전쟁이 끝났다. 하지만 여전히 전쟁을 치르고 있는 곳이 있다. 바로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에서 근무하고 있는 협력업체 직원들이다. 이들은‘ 5년짜리 계약직이 됐다’며 고용불안에 한숨만 쉬고 있다. 일부 직원들은 이직을 심각하게 고려할 정도다. 반면 서울 시내면세점이 새로 입성하게 될 동대문의 모습은 활력이 넘치고 있다. 인근 상가는 명동처럼 외국인 관광객들이 대거 몰려오면서 동대문 상권도 살아날 것이라는 희망에 부풀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면세점으로 인해 오히려 손님을 빼앗길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교차하는 게 사실이다.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에 근무하는 협력업체 직원들은 롯데 측에서 고용안정을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사진은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사업권지키기 실패로 폐점 임박
협력사 직원 1300여명 좌불안석


“직원들이 모이면 우리가 앞으로 어떻게 될지 얘기만 나눕니다. 일은 거의 손에 잡히지 않아요. 두산이나 신세계에서 인력을 뽑는다고는 하는데 우리 브랜드가 들어갈 지도 잘모르겠고….”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에 근무하고 있는 매장 직원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이처럼 말을 흐렸다. 

서울 잠실에 위치한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이곳은 이번 면세점 대전에서 시내면세점 운영권을 지키지 못한 곳이다. 사업권 지키기에 실패하면서 올해 말로 만료되는 시내면세점 특허권을 반납하고 점포를 폐점해야 하는 상황이다.

롯데로선 ‘아픈 상처’다. 뿐만 아니라 이곳에 근무하는 롯데면세점 직원들과 브랜드 매니저 등 협력사 직원 1300명도 좌불안석이기는 마찬가지다.

현장을 직접 방문한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은 겉으로는 차분한 분위기였다. 하지만 잠시 쉬는 시간에는 직원들끼리 삼삼오오 모여 대화를 주고 받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매장에서 만난 잡화브랜드 매니저는 “롯데 측에서 협력사 직원인 1150명을 다 고용하겠다는 얘기가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면서도 “여기 있는 브랜드 소속 직원들은 다 면세점에 근무하려고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전원이 면세점으로 들어 갈 수 있는 것이 아니지 않겠냐”고 불안해 했다.

실제 롯데면세점 소속의 직원 150명을 제외하고 브랜드 소속 직원이나 용역업체 직원들 1150명이 가장 큰 피해가 예상된다. 브랜드에서 파견된 직원들은 월드타워점 폐쇄와 함께 모두 철수하게 된다.

이름이 있는 브랜드의 경우에는 두산이나 신세계 등지로 옮겨갈 수도 있겠지만 중소 브랜드의 경우에는 새롭게 생긴 면세점으로 옮기는 것도 장담할 수 없다. 두산이나 신세계에서 그 브랜드를 입점시키지 않으면 하루 아침에 실직자가 될 수도 있기때문이다.

잡화매장에서 만난 직원은 “월드타워점이 이제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는 중인데 폐쇄는 생각도 못했다”며 “5년짜리 계약직으로 전략한 기분이 든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말은 안하고 있지만 현재 이직을 생각하고 있는 직원들이 꽤 있다”며 “신세계의 경우 4월에 오픈한다고 하니 벌써 늦었다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고 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소공점과 코엑스점 확장을 통해 월드타워점 브랜드를 흡수하려고 한다”며 “협력업체뿐만 아니라 용역직원들의 고용안정도 최대한 보장하려고 한다”고 했다.

월드몰에 입점한 업체들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한 매장 직원은 “중국인 등 외국인 관광객의 매출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지만 그래도 타격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정환 기자/attom@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