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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대한 국민’ 외친 문민대통령…국민 가슴에 잠들다
전국 분향소 아침부터 긴 행렬
26일 발인…서울현충원에 안장
김대중 前대통령 유택과 300m


전직 대통령 중 처음으로 국가장(國家葬)으로 치러지는 김영삼 전 대통령의 묘역이 서울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에 마련된다. 발인은 오는 26일.

정부는 지난 22일 황교안 국무총리 주재로 임시 국무회의를 열어 이 같은 장례절차를 확정했다.

김 전 대통령은 국립서울현충원의 장군3묘역 우측 능선에 안장된다. 일생의 경쟁자이자 동지였던 김대중 전 대통령의 묘소에서 남동쪽으로 300m가량 떨어진 곳이다. 김 전 대통령 유족 측은 서거 당일인 22일 지관(地官)과 함께 서울현충원 여러 곳을 둘러본 뒤 장군제3묘역 우측 능선을 ‘명당’으로 지정하고 이 곳에 묘역을 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와 현충원은 이날 오후부터 묘소 진입로 설치 등 공사를 시작했고, 주변 조경 등 모든 작업이 완료되려면 안장식 이후 한달 정도가 더 소요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와 함께 국가장 거행을 위한 장례위원회 구성이 23일 시작됐다. 사실상 유족대표를 맡고 있는 차남 현철씨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등 상도동계 인사들은 정부 추천 인사 896명과 함께 유족 친지를 포함한 명단 작성작업에 착수했다. 이에 따라 정부 차원의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 국가장‘을 위한 장례위원회가 구성되며 황 총리가 위원장을 맡게 된다. 부위원장은 정갑윤ㆍ이석현 국회 부의장과 함께 대법원 선임 대법관과 헌법재판소 수석 재판관, 감사원장, 경남지사 등 6명이 맡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례위원회의 고문은 전직 대통령들을 비롯해 전ㆍ현직 3부 요인과 헌재소장, 중앙선거관리위원장, 민주평통 수석부의장, 주요 정당 대표, 광복회장 등이 맡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유족들은 장례위 고문에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포함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행정자치부 장관은 장례의 실무를 책임지는 집행위원장을 맡고, 기획재정부ㆍ외교부ㆍ국방부ㆍ문화체육관광부 장관ㆍ경찰청장 등도 장례위원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지난 2009년 5월 고 노무현 전 대통령 국민장 장의위원회는 1383명이었고, 같은 해 8월 고 김대중(DJ) 전 대통령 국장의 장의위원회는 사상 최대규모인 2271명이었다.

한편 여ㆍ야를 뛰어 넘어 수많은 조문객들이 굴곡진 그의 88년 정치 인생 앞에 고개를 숙였다.

그는 정치적 고비 때마다 촌철살인의 어록으로 민주화에 대한 저항의 끈을 놓지 않았다. “닭의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고 했던 고인(故人)의 외침은 민주화에 대한 강한 열망과 신념이 녹아 있는 명언으로 지금도 회자된다.

경남 거제의 어촌 마을에서 태어난 그는 어릴 적부터 ‘대통령’을 꿈꿨다. 역대 최연소(만 25세) 국회의원으로 정치에 화려하게 입문한 뒤 최다선(9선) 기록에도 올랐다.

정적과 야합했다는 비판 속에 결행한 3당 합당은 정치 인생에 획기적인 전환점이었다. 그리고 마침내 32년 간 지속됐던 군사정권시대를 끝내는 주인공이 됐다. 첫 문민 대통령으로 그에 대한 평가는 교차한다. 고강도 개혁을 통해 정치, 경제, 사회 각 분야의 투명성을 높이고 권위주의를 타파했다는 공(功)과 외환위기를 불러온 장본인이라는 꼬리표가 붙어 다녔다. ‘명예퇴직’과 ‘대졸 취업난’이란 말들은 그의 재임 기간 중 생겨난 신조어였다.

병상에서 고인이 마지막 남긴 당부는 ‘통합과 화합’이었다. 퇴임 후에도 정계를 향해 쓴소리를 서슴지 않았던 고인의 이 말은 오늘날 후배 정치인들에게 의미 심장한 울림을 남긴다.

최상현·유재훈 기자/sr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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