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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육 방임’ 母 “큰 딸 살해 후 암매장” 자백
“말 듣지 않아 폭행하다 사망”
“공범 3명과 경기도 야산에 묻었다”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사라진 큰딸 김(사망 당시 7세) 양을 찾지 않고 작은딸을 학교에 보내지 않아 아동 유기 및 교육적 방임 혐의로 구속 수사를 받고 있는 어머니 박모(42)씨가 경찰 조사 과정에서 김 양을 살해 후 암매장했다고 자백했다.

15일 경남경찰청에 따르면 박 씨는 “지난 2011년 10월 26일 말을 듣지 않는 큰딸을 때리다가 사망해 경기도 한 야산에 암매장했다”고 자백했다. 박씨는 큰딸이 평소 자신의 말을 잘 듣지 않아 여러 날에 걸쳐 밥을 주지 않고 때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지난달 1월 경남 고성군 합동점검팀과 함께 장기결석 중이던 박씨의 둘째 딸 김모(9) 양의 소재를 파악하던 중 김 양의 집을 방문했으나 소재가 명확하지 않아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아버지로부터 “아내 박 씨가 지난 2009년 1월 28일 자녀들을 데리고 가출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박씨의 행적을 찾던 중 지난달 28일 천안시 동남구의 한 공장 숙직실에서 박씨와 둘째 딸 김 양을 발견했다.

박씨는 경찰이 큰딸 김 양의 행방에 대해 추궁하자 “2009년 7월께 서울 노원구의 한 아파트 놀이터에서 잃어버렸다“고 둘러댔다. 경찰은 딸이 실종됐다면서도 실종신고를 하지 않는 등 딸을 찾으려는 노력을 하지 않고, 동생 김 양도 학교에 보내지 않는 등 방임한 점을 근거로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박씨를 긴급체포, 31일 구속영장 발부받아 구속했다. 지난 6일 해당 혐의에 대해서는 검찰에 송치한 상황이다.

이후 경찰은 딸을 잃어버렸다는 박 씨의 진술을 거짓말탐지검사를 통해 확인하자 거짓으로 나타나고 진술에 앞뒤가 맞지 않는 점 등을 집중 추궁했다. 결국 박씨는 ”지난 2011년 10월 26일 큰 딸이 말을 듣지 않아 폭행하다 사망해 지인 3명과 함께 경기도 소재의 야산에 묻었다“고 자백했다.

경찰은 공범 3명에 대해 지난 11일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잠복 근무 끝에 순차적으로 검거해 큰 딸 사체유기 등을 도운 혐의로 박 씨의 지인 백모(42)와 이모(45)씨를 구속하고 이 씨의 언니(50)를 불구속 입건했다.

이중 백씨도 자신의 아들 배모(11) 군을 베란다에 감금하는 등 학대한 혐의도 적용됐다. 박씨는 가출 이후 대학동기인 이 씨 자매의 집에서 기거한 것으로 확인됐다. 백씨는 외환 위기 이후 아들 배 군의 학습지 교사로 친분이 있었던 이씨 자매의 집에 동거하던 상황이었다.

박씨는 경찰 조사에서 “빚 독촉을 피해 도망다녔다”며 “신분이 노출될까봐 작은 딸을 학교에 보내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발견 당시 작은 딸은 한글을 제대로 읽고 쓰지 못하는 등 또래들에 비해 교육적 지체가 심해 수준이었다. 경찰은 정확한 시신유기 장소 등 정확한 사건 경위를 수사 중이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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