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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총선 격전지] 순천.곡성 이정현 대항마 누가 나설까
[헤럴드경제(광주)=박대성 기자] 4.13 총선일이 2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호남 유일 새누리당 이정현 의원과 맞붙을 야권내 대결구도가 점차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친박’을 자처하는 이정현 의원은 이번 총선에서 승리할 경우 3선(비례대표 포함) 의원에 등극해 여권내 ‘호남기반형’ 대선후보를 꿈꿔볼 수 있다며 기대하는 반면 야권은 연거푸 새누리당에 내줄 수 없다며 배수의 진을 치고 있는 형국이다.

현재의 판세를 보면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 의원이 야권내 유력 주자들과의 대결에서 앞서고 있다. 야권이 분당돼 표가 분산되는데다 공천 과정에서 야권내 자중지란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이정현 의원의 ‘국정교과서 발언’에다, ‘예산폭탄’ 공약도 기대에 못미친다는 여론이 저변에 흐르고 있어 ‘피폭’을 기대했던 지역민들의 실망지수도 점점 오르고 있다는 평도 제기된다.

현재 ‘순천.곡성’ 지역구를 대상으로 하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 의원이 야당내 후보를 대체적으로 앞서고 있다.

‘YTN’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에 의뢰해 지난 4~5일 유권자 1000명을 상대로 전화조사한 순천.곡성 ‘3자 대결구도’ 여론조사 결과 새누리당 이정현 의원이 30.1%로 더민주당 노관규 전 시장 27.6%, 국민의당 구희승 변호사(20.1%)보다 높게 나왔다.

더민주당 청년비례 김광진 의원과의 대결에서도 이 의원이 33.5%, 더민주 김광진 21.4%, 구희승 20.5% 순으로 조사됐고, 더민주당 서갑원 전 의원이 공천을 받았을 경우를 가정한 3자대결에서도 이정현 35.5%로 구희승 22.3%, 서갑원 16.4% 순으로 나타났다. 


또한 연합뉴스와 KBS가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순천·곡성지역 성인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12∼14일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 95%±4.4%P) 결과에서도 이 의원은 더민주당 김광진 18.1%, 국민의당 구희승 13.2%를 따돌렸다.

이 의원은 더민주 노관규 전 순천시장, 국민의당 구희승 후보와의 가상대결에서도 34%의 지지로 노 전 시장(24.4%)과 국민의당 구 예비후보(16.1%) 보다 높게 나왔다.

이번 여론조사에 대해 더민주당 노관규 캠프 측은 순천과 곡성군의 선거구 분리를 가정할 때 오차범위 이내의 박빙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격차가 줄어들고 있어 ‘뒤집기’도 가능하다는 자체 분석이다.

순천시 인구는 1월말 현재 28만784명으로 곡성을 떼어내도 독립선거구 유지가 가능하다. 벌써부터 곡성을 제외한 선거구를 가상해 양측 표계산도 분주하다.

지난 2014년 7.30 순천.곡성 보궐선거 당시 이정현 후보는 6만815표(49.4%)를 얻어 4만9611표(40.3%)를 얻는데 그친 서갑원 후보를 무려 9.1%p 차로 이긴 곳이다.


정치신인들도 불만이다.

여론조사에서 자신들을 뺀 채 전화설문조사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인구가 늘고 있는 순천시 실정상 4년 뒤 분구를 내다보고 뛰는 후보들도 있다고 한다.

이 때문인지 순천.곡성지역구에 선관위 예비후보로 등록한 정치인이 무려 11명에 달한다.

새누리당 이정현 의원에 맞서 ‘더민주당’에서는 김선일, 노관규, 고재경, 서갑원, 김광진 후보까지 5명이 공천경쟁을 벌이고 있다.

‘국민의당’에서는 손훈모, 구희승, 정표수, 박상욱 후보가, 원외민주당에서는 최용준 후보까지 총 11명이 나섰다.


후보가 난립된 상황이지만,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정당중심의 3파전으로 정리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지역정가 관전평이다.

특히 새누리당의 유일한 전남 지역구 의원인 이정현 의원에 야권이 누구를 공천할 것인가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야당에서는 이정현 의원을 꺾을 수 있는 후보를 고르기 위해 민심청취와 여론추이, 경쟁력 분석 등의 많은 공력을 쏟고 있다.

새누리당은 순천.곡성에서 승리해야만 인근 광양과 여수까지 세를 확산해 호남의 교두보로 삼을 수 있다는 구상이다. 포스코 제철소가 입지한 광양시 인구 15만명의 약 60%(9만명) 정도는 영남을 비롯한 외지 사람들이라고 한다.

실제로 전남 광양시에서는 과거 1991년과 1995년 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의 전신인 민자당 공천으로 최흥운 의원이 2회 전남도의원에 당선된 사례가 있다. 

이정현 의원은 매주말이면 점퍼차림으로 시골마을을 순회하면서 숙박을 하며 의정활동을 알리는 등 농촌지역 주민들과의 접촉을 강화하고 있으며, 기업인을 비롯한 보수층 결집도 기대하고 있다.

그는 ‘국립보건의대’를 순천으로 유치하겠다며 국회에 법안을 제출했으나 공약파기 여론이 일자 “야당의 발목잡기”라며 맞대응하고 있다.

노관규 후보는 순천시장 시절 ‘2013순천만정원박람회’를 기획하고 유치한 당사자로 순천발전의 기틀을 다졌다는 점에서 그에게 기회를 줘야한다는 여론이 발흥돼 상승세가 또렷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으며, 이런 기류가 각종 여론조사에 흡착돼 긍정적 신호로 표출되고 있다.

김광진 의원은 국회 국방위 시절 ‘노크귀순’을 밝혀내는 등 왕성한 의정활동에다 SNS 등을 통한 선거운동에도 많은 공력을 쏟고 있다. 34살이라는 젊은나이가 장점이자, 단점이라는 평이 들린다.

그동안 ‘무당파’적 성향을 보였던 구희승 후보는 ‘안철수신당’에 합류해 최근에는 국민의당 전남도당 부위원장 겸 대변인을 맡았다. 국회의원 선거 때면 대략 15% 정도의 득표율을 올렸는데 올 해 총선에서는 이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손훈모 후보는 이정현의원을 모욕죄로 고발해 화제가 된 인물로 참신함을 무기로 ‘국민의당’ 공천을 획득한다는 구상이다. 그는 자서전(‘새벽을 여는 꿈-이제, 새로운 시작’)에서 사법시험에 몇차례 떨어지고도 낙담하지 않고 도전한 일화를 소개하며 좌고우면하지 않는다고 한다.

서갑원 전 의원은 7.30 보궐선거에서 이정현 의원에 패해 새누리당에 지역구를 내준 ‘뼈아픈’ 전례가 있다.

순천 조례사거리에서 매일 오전 석고대죄하고 있지만, 서 전 의원에 등돌린 민심이 회복되지 않았는지 여론조사 지지율이 경쟁후보에 뒤쳐지고 있어 캠프 관계자들이 애를 태우고 있다.

이 밖에 국회 입법보좌관 출신 고재경 후보는 “국립보건의대는 사실상 순천대 의대 포기법안”이라며 이정현 의원에 포문을 맞추며 연일 비판성명을 내고 있으며, 열린우리당으로 출마한 경력이 있는 김선일 후보는 이웃한 광양지역 대형아울렛 반대운동으로 이슈를 선점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나 아직은 대중성이 높지는 않다는 평이다.

공군 예비역 출신 정표수 후보는 국민의당 ‘안보전문가’임을 알리고 있으며, 전교조 박상욱 후보도 참신함과 개혁을 기치로 다가서고 있다.

또 하나의 관전포인트는 야권연대 성사여부다.

순천 정치판이 이상과열되면서 이념상 좌측인 통진당 김선동 국회의원을 재선의원으로 등극시켰다가, 2년 전에는 정반대로 우측인 새누리당 국회의원을 찍어주는가 하면, 2회 연속 무소속 시장(조충훈)을 배출하는 등 순천 지역사회가 정치불신과 냉소, 역선택과 오기(傲氣)로 점철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야권 내 공천경쟁에서 밀린 후보들이 순순히 승복할지에도 야당 지도부가 걱정을 하고 있을 정도다.

이런 연유로, 지역 정가에서는 이정현 후보에 맞서기 위해서 호남 첫 ‘야권연대’를 모색할 가능성이 높은 지역으로 꼽히고 있다. 실제로 야권연대를 모색하는 캠프간 사전 교류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따라서, 이정현 의원이 2년 전 순천.곡성 보궐선거에서 ‘예산폭탄’과 ‘순천대 의대유치’, ‘현대차공장 유치’ 등을 내세워 당선됐지만, 올 총선에서 정치이슈 바람이 불 경우 이 의원이 협공을 당해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이번 여론조사 방식과 관련한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parkd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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