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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산의 몰락…세계경제 3차 위기 현실화
국제유가 하락·마이너스금리
투자위축·자산가치 추락 여파
설연휴후 中 증시 3% 하락…
찻잔속 태풍에 그칠지 주목
日이어 美도 경기후퇴론 부상



지난달 다보스 포럼에서 케내스 로고프 미국 하버드대 교수는 “세계 경제는 지속적인 회복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파생된 3차 위기 사이의 경계선에 불안하게 서 있는 단계”라고 진단했다. 중국발 경제위기와 저유가에 글로벌 증시가 만신창이가 되고 있었지만, 당시만 해도 ‘3차 위기’라는 단어는 이내 사람들의 기억에서 사라졌다. ▶관련기사 3면

하지만 채 한 달도 지나지 않아 ‘3차 위기’는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돈의 가치 하락과 자산의 몰락은 동시다발적으로 연쇄작용을 일으키며 글로벌 금융시장에 ‘비정상’적인 광풍을 불러 오고 있다. 뭉칫돈이 위기를 피해 달려가고 있는 국채시장도 ‘이상 과열’에 시달리기는 마찬가지다. 마이너스 금리가 속출하는데도 웃돈을 얹어서라도 너도나도 국채를 사려하는 비이성적인 시장은 또 다른 위기의 진앙지가 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

15일(현지시간) 일본 내각부에 따르면 일본의 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는 전분기 대비 0.4%, 연율로 환산하면 1.4% 감소했다. 이는 연율로 0.8% 감소할 것이라는 시장의 예측치를 크게 벗어난 수치다. GDP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2분기 만이다.

닛케이신문은 이에대해 개인 소비와 주택 투자 등 내수가 침체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 이같은 우울한 실적은 언제든 시장에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다는 분석이다. 월스트리트저널도 이와 관련 “일본경제는 성장과 침체의 경계선을 오락가락하고 있으며 2%의 물가 상승률 달성이라는 목표는 그 어느 때보다 멀어졌다는 것은 일본은행의 정책적 한계, 아베노믹스의 운명에 대한 회의론을 높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세계경제를 지탱하던 미국도 리세션(경기후퇴) 가능성에 시달리기는 마찬가지다. 3월 금리인상은 이미 물건너간지 오래다. 오히려 금리를 다시 내릴 수 있다는 전망이 조심스레 나오고 있고, 시장에선 재닛 앨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에게 ‘마이너스 금리’ 행렬에 동참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경기회복과 물가상승률 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던 ‘마이너스 금리’는 되려 글로벌 금융시장에 불안감만 확산시켜 자산의 몰락을 부채질하고 있다. 심지어 은행발 신용위기가 ‘3차 위기’의 진앙지가 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도 나오고 있다.

연초부터 시장을 짓눌렀던 중국은 여전히 해결할 수 없는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춘제(春節ㆍ설) 연휴를 마치고 돌아온 중국 주식시장은 이날 당장 3% 가량 하락했다.

중국 인민은행이 시장부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이미 무너질 대로 무너진 투자심리를 되돌리기엔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인민은행은 이날도 시중에 100억 위안(1조9000억원) 규모의 유동성을 공급했다.

자오상(招商)증권은 이와 관련 “글로벌 금융시장의 혼란 여파가 춘제 이후 개장될 중국 증시의 분위기에 순환적으로 영향을 주게 될 것”이라며 “중국 증시 안팎의 악재는 투자심리를 회복시켜 장외자금 유입을 통해 매수세를 받쳐주기에는 무리”라고 말했다.

자오상증권은 그러면서 “세계 금융시장의 추세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도 많아서 중국증시가 바닥을 다져가는 과정을 한층 복잡하게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제유가의 폭락, 도미노 처럼 무너지고 있는 신흥국 역시 언제든 시장의 불안을 부채질할 방아쇠가 될 것이라는 소리도 있다. 그동안 수면에 가려져 있던 지뢰들이 동시다발적으로 터지고 있는 셈이다. 게다가 최근엔 한반도 사드 배치를 둘러싸고 신(新)냉전이 벌어지면서 정치적으로도 글로벌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애쉬윈 앨런카 야누스 캐피탈 매니저는 이와 관련 “‘현금이 왕’이다는 말이 어리석어 보일지 모르지만, 지금처럼 주식시장에 리스크가 산재해 있고, 마이너스 금리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알지 모르는 상황에선 현금이 왕이다”고 말했다. 

한석희 기자/hanimom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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