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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 자수성가 '부호' 키워낸 자수성가 '아버지'
-'자수성가 부호' 빌게이츠ㆍ김정주 아버지는 ‘변호사’
-‘삼성 DNA’ 이해진 父子…아버지 닮은 ‘인간존중’ 경영
-이재웅 다음 창업주, ‘공학전공’ 부친 덕에 컴퓨터 일찍 접해


[헤럴드경제=슈퍼리치팀 민상식 기자]“아들은 아버지를 닮는다.”

같은 유전자(DNA)를 물려받고 아버지의 가정교육을 받고 자랐다면, 어느샌가 아버지와 똑같은 행동을 하는 자신을 발견하곤 놀란 경험이 있을 것이다.

실제 자수성가 부자(富者) 중에는 스스로의 힘으로 성공한 부자(父子)가 많다.

세계 최고의 ‘자수성가 부자’인 빌 게이츠(Bill Gatesㆍ60) 마이크로소프트(MS) 설립자도 부친의 외모와 성격은 물론 그의 사고방식까지 물려받았다.

빌 게이츠의 아버지 ‘윌리엄 게이츠 시니어’(William H. Gates, Srㆍ90)는 가족간의 유대를 중시했다. 가족 사이의 정을 나눌 수 있도록 저녁식사는 반드시 함께 했고, 무엇보다 부지런하고 검소한 습관이 몸에 배게 가르쳤다.

미국 시애틀에서 ‘변호사’로 일하며 자수성가한 그는 자식들 역시 스스로의 힘으로 의미있는 삶을 살길 원했다. 윌리엄 게이츠는 아들 빌 게이츠를 비롯해 자녀들에게 꼭 필요한 물건만 사줬고, 항상 자신의 일에 스스로 책임을 지게 했다.

이같은 아버지의 가르침은 빌 게이츠가 하버드대 2학년이었던 1975년 대학을 자퇴하고 MS를 설립, 이후 큰 성공을 거두는 데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김정주(48) NXC 회장

국내 대표적인 ‘자수성가 부호’로 꼽히는 김정주(48) NXC(넥슨의 지주사) 회장 역시 법조계에서 자수성가한 아버지의 DNA를 닮았다.

김 회장의 부친은 김교창(79) 법무법인 정률 고문변호사로 기업법 전문가로 통한다.

변호사의 아들로 부유한 환경에서 자란 어린 김정주는 중학교 3학년 때 자신의 개인용 컴퓨터(PC)를 가졌다고 한다. 당시 1980년대 초반에 집에 PC를 둔 중학생은 드물었다.

서울대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한 후 카이스트(KAIST) 전산학과에서 석·박사 과정을 마친 김정주는 1994년 당시 생소했던 온라인 게임회사 ‘넥슨’을 창업했다.

아버지 김 변호사는 게임업체 창업이라는 남다른 길을 가는 아들의 든든한 후원자 역할을 했다. 그는 당시 아들에게 사업자금 6000만원을 빌려줬다. 김정주는 이 돈으로 서울 역삼동에 오피스텔을 얻어 사무실로 사용했다.

또 변호사 부친은 이후 5년간 아들 회사 넥슨의 대표직을 지내며 각종 계약의 자문역도 해줬다. 



김정주 회장의 부친, 김교창(79) 법무법인 정률 고문변호사 [출처=법무법인 정률]

아버지의 도움에 힘입어 김정주 회장은 1996년 세계 최초의 그래픽 MMORPG(다중접속 온라인 게임) ‘바람의 나라’를 내놓고, 2004년 출시한 ‘크레이지레이싱 카트라이더’ 등을 연달아 성공시켰다.

특히 넥슨이 창업 초기 외부에 손을 벌리지 않은 ‘무차입경영’을 펼친 것도 아버지 영향이 컸다. 넥슨그룹은 김정주 회장이 최대주주인 최상위 지주사 NXC 아래 자ㆍ손자회사를 둔 수직적인 지배구조다. 이로 인해 김 회장이 여전히 강력한 지배구조를 유지하면서 넥슨이 안정적인 실적을 낼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재 포브스 기준 김 회장의 보유 자산은 18억 달러(한화 약 2조2000억원)로, 국내 14번째 억만장자에 해당한다.

김정주의 부친 김 고문변호사는 서울 출신으로 서울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1962년 서울지방법원 판사로 법조계에 몸담은 이후 1966년 변호사 개업 후 한국회의법학회 회장, 대한공증협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이해진(49, 왼쪽) 네이버 의장과 부친 이시용(79) 전 삼성생명 대표이사

김정주 회장과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동기생(86학번)으로 카이스트 기숙사에서 같은 방을 사용하기도 했던 이해진(49) 네이버 의장도 그의 아버지와 닮은 점이 많다.

우선 이해진과 그의 부친은 국내 최고 기업 ‘삼성’ 출신이다.

이해진 의장의 아버지는 1990년대 한국 보험업계를 이끌었던 이시용(79) 전 삼성생명 대표이사다. 이 전 대표는 서울 출신으로 용문고와 성균관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1963년 삼성생명 공채 1기로 입사했다.

아들 이해진 의장은 삼성SDS 연구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카이스트에서 석사 과정을 마친 후 1992년 삼성SDS에 입사했다.

이후 삼성SDS의 사내 벤처제도를 통해 국산형 검색엔진 개발에 뛰어들었고, 훗날 이 벤처가 국내 대표 정보기술(IT) 기업 네이버로 성장했다.

창업 과정에서도 부친의 영향은 컸다.

이 의장은 특히 6년간 보험사 네 곳에서 대표를 역임했던 아버지의 영향을 받았다는 평가다.

이시용 씨는 삼성생명·삼성카드(1992~1994년), 태평양생명(1994~1995년), 중앙생명(현 미래에셋생명, 1995~1998년)의 대표로 재임하면서 ‘인간 존중의 경영’을 모토로 추진력 있는 경영방식을 선보였다. 이는 아들 이해진 의장이 네이버를 이끌면서 직원 복지를 중요시하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 의장의 상장사 주식 지분평가액은 약 1조593억원(지난달 18일 기준)에 이른다.
 
이재웅(48) 소풍 대표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DAUM) 창업자인 이재웅(48) 소풍(Sopoong) 대표의 경우에는 공학을 전공한 아버지 덕분에 어려서부터 컴퓨터 형식의 공학계산기를 접하면서 자랐다.

특히 자수성가 아버지를 둔 비슷한 환경에서 자란 이재웅 대표와 이해진 의장은 같은 동네 친구였다.

이 대표는 학창 시절 이해진 의장과 같은 아파트(서울 청담동 진흥아파트) 위아래층에 살았고, 어머니들의 친분을 통해 가까워졌다고 한다.

이 대표는 고등학생 시절에는 ‘애플 컴퓨터’를 모방한 복제 PC를 접하면서 IT 분야에 큰 관심을 갖게 됐고, 이는 국내 1세대 인터넷 벤처 다음커뮤니케이션의 창업으로까지 이어졌다.

이 대표의 부친은 고(故) 이철형 전 한국종합건설 계열사 총괄 부회장이다. 그는 인천지역 중견건설업체였던 한국종합건설에 입사해 임원을 거쳐 계열사 총괄 부회장의 자리까지 올랐다. 한국종합건설은 1998년 부도처리됐다.

1995년 다음을 설립해 국내 포털서비스 시대를 이끌어온 이재웅 대표는 2008년 경영 악화를 이유로 다음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이후 사회적 벤처투자사 ‘소풍’을 통해 신생 벤처기업(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다.

이재웅 대표는 다음의 지분을 매매하는 과정 등을 통해 약 3000억원 이상의 자산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m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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