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핵무장론 현실성 있나…박 대통령, 국회연설서 핵무장론 언급 안해
[헤럴드경제=최상현ㆍ김수한 기자] 한국의 핵무장론이 15일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제기되면서 과연 현실성이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원 원내대표는 15일 “비가 올 때마다 옆집에서 우산을 빌려 쓸 수는 없다. 우리 스스로도 우비를 튼튼하게 갖춰 입어야 한다”며 핵무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북한의 제4차 핵실험(1월 6일), 장거리 로켓 광명성 발사(2월 7일)를 계기로 동북아 정세가 급변하면서 핵무장론이 여당 원내대표의 국회 연설에서 공론화된 것이다.

김정은 북한 제1국방위원장은 장거리 로켓 발사 6일만에 연회를 열어 앞으로 실용위성을 더 많이 쏴올려야 한다고 말하는 등 북한이 핵무기와 미사일을 포기할 가능성은 아예 없기 때문에 우리 정부도 1991년에 공표한 ‘한반도 비핵화 선언’에 더는 구속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와 관련 청와대는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정연국 대변인은 16일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가 전날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우리나라의 ‘핵무장론’을 언급한 것과 관련해서는 “특별히 언급할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청와대의 다른 관계자도 “여당의 원내대표의 발언이기는 하지만 개인 자격으로 말한 것으로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 역시 지난 1월 13일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에서 “(국내 일각에서 제기되는 핵무장론 주장은)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하지만 그렇게 되면) 국제사회와의 한반도 비핵화 약속을 깨는 것”이라고 한 바 있다.

박 대통령은 16일 국회 연설에서도 북한 핵 문제와 관련 ”이제 더 이상 설마 하는 안이한 생각과 국제사회에만 제재를 의존하는 무력감을 버리고, 우리가 선도하여 국제사회의 강력한 공조를 이끌고, 우리 스스로 이 문제를 풀어내기 위해,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야 한다“고 언급했지만 핵무장론에 대해서는 명시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현재 핵 보유국 지위를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나라는 미국, 러시아, 중국, 영국, 프랑스 등 5개국이다. 유엔은 1969년 핵확산금지조약(NPT)를 채택했는데 이 조약에 따라 이전에 핵을 보유한 나라만 핵 보유국 지위를 인정받을 수 있다.

1967년 이후 핵실험을 한 인도, 파키스탄 등은 NPT 비가입국으로 핵무장은 했지만 국제적인 핵보유국 지위는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NPT에 따르면, 핵보유국은 핵무기를 증가시키면 안되고, 비핵보유국들은 핵무기를 개발할 수 없다. 또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도 받아야 한다.

그러나 상황과 여건에 따라 NPT 가입국이라 해도 NPT를 탈퇴할 수는 있다.

NPT 조약 제10조 1항에 따르면 ‘자국의 지대한 이익을 위태롭게 할 경우 탈퇴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조항을 근거로, 북한이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 발사로 긴장감을 극도로 높이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정부도 북한 핵무기 위협에 맞서 NPT를 탈퇴하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NPT를 탈퇴하고 핵무장을 추진할 경우, 우리나라도 유엔 등 국제사회로부터 제재를 받을 수 있어 대외 신인도 하락, 경제 제재 등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이런 문제를 피하면서 핵무장 효과를 내기 위해 주한미군에 전술핵무기를 재배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이럴 경우 미국이 동의해야 한다.

그러나 한반도 핵무장은 일본의 핵무장을 촉발시켜 중국, 러시아 등의 동북아 군비경쟁이 가속화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일본은 NPT에 가입해 핵무기가 없지만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플루토늄은 48t 가량 가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핵무기 6000기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우리나라 역시 1년 반이면 핵무기 수천개를 만들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16일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만약 대통령이 결단을 내리면 한국은 약 18개월 내에 핵무기를, 그것도 수천개까지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정 실장은 핵군축통인 찰스 퍼거슨 미국 과학자협회(FAS) 회장이 2015년 4월 비확산 전문가 그룹에 비공개로 회람한 보고서를 근거로 삼았다. 이 보고서에서는 한국이 4개 가압중수로에서 매년 416개의 핵폭탄을 만들 수 있는 준무기급 플루토늄 2500㎏을 생산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soohan@heraldc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
          연재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