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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右로 치고 左로 빠져라”…與野 대북‘스펙트럼 전쟁’
개인적 의견 따로 당론 따로
‘보수+합리적 중도’끌어안기



‘우(右)로 치고, 좌(左)로 빠져라’.

우는 ‘공격로’, 좌는 ‘퇴로’다. 총선을 앞둔 이른바 ‘북풍 정국’에서 여야 모두 대북 ‘강온 교차 전략’으로 보수에서 중도까지 아우르는 유권자층 공략에 총력을 쏟고 있다.

최근 불거진 각당 지도부의 대북 관련 발언을 보면 여야할 것 없이 ‘강경보수’에서 ‘합리적 중도’까지 스펙트럼이 넓다. 또 “사견 따로, 당론 따로”를 강조하는 사례가 많다. 강경 보수 색채의 발언에 대해서는 ‘사견’으로, ‘합리적 중도’는 ‘당론’으로 내세우는 모양새다. 사견으로 보수로의 보폭을 넓히고, ‘당론’으로 중도 이념층을 지키는 형국이다.

새누리당에선 ‘핵무장론’이 강경 보수의 ‘준거점’이 되고 있다. 원유철 원내대표는 지난 15일 국회 본회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여당 대표 자격으로는 처음으로 “평화의 핵ㆍ미사일 보유를 통해 ‘안보 방파제’를 높이 쌓아야 한다”며 ‘핵무장정책’을 명시적으로 제안했다. 이에 대해 김무성 대표는 “당론이 될 수 없고 개인의 생각”이라며 선을 그었다. 한민구 국방 장관도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해 “현재 정부로서는 (핵보유론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당정 모두 공식적으로는 ‘한반도 비핵화노선’의 견지와 핵무장 반대를 견지하고 있지만, 핵무장론을 공공연하게 내세우는 것 자체에 대해서는 막지 않는 분위기다. 실제로 원 원내대표의 연설 내용은 당지도부와 청와대가 인지했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어디서도 만류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16일 오전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원 원내대표의 발언에 대해 “특별히 언급할 내용은 없다”고만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월 13일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에서 핵무장론에 대해 “주장은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그렇게 되면) 국제사회와의 한반도 비핵화 약속을 깨는 것”이라고 말했다. “주장은 충분히 이해한다”는 말에 무게가 쏠린다.

더불어민주당에선 김종인 대표가 ‘우’로 치고 문재인 전 대표가 ‘좌’를 단속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김종인 대표는 보수진영의 흡수통일론으로 해석될 수 있는 이른바 북한궤멸ㆍ와해론 발언을 잇따라 했고, 15일 jtbc ‘뉴스룸’에 출연해서는 “그말 자체를 취소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고 말했다. 정부의 개성공단 가동 중단 결정 후엔 당이 공식 성명에서는 ‘원천무효’를 즉각 내세웠던 것과 달리 김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설명할 시간을 주자고 신중론을 폈다.

반면, 문재인 전 대표는 15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정부의 대북조치에 대해 “참으로 어리석고 한심한 조치다”라며 강도높은 비판을 이어갔다. 이에 앞서서는 페이스북을 통해 “박근혜 정부가 공언한 대북정책, 대외정책은 철저한 실패”라며 사드 배치 검토 및 개성공단 중단 등을 놓고 “진짜 전쟁이라도 하자는 것이냐”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형석 기자/su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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