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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리인하 통한 경기부양 약발 없다…‘유동성 함정’에 빠진 저금리 정책
-저금리 불구,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에…단기 부동자금 사상 첫 930조 돌파
-지난해 단기부동자금 17% 급증…금융위기 이후 최고수준
-저금리 불구, 투자처 찾지 못해 대기성 자금형태로 떠돌아
-양적완화 통한 경기부양효과 반감…‘유동성 함정’ 우려



[헤럴드경제=정순식 기자] 사상 초유의 저금리에도 불구하고 글로벌금융시장 불안에 투자처를 찾지 못한 단기 부동자금이 작년 말 사상 처음으로 930조원을 넘어섰다.

저금리로 시중에 돈은 많이 풀렸지만, 실물경제에 대한 투자 등을 통한 선순환이 이뤄지지 않고 현금성 자산으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경기부양을 위해 최근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잇달아 금리인하 등을 통한 양적완화에 나서고 있지만, 통화정책의 효과가 전혀 작동하지 못하고 무력화되는 이른바 ‘유동성 함정’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17일 한국은행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작년 말 현재 단기 부동자금은 약 931조3000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1년 전보다 무려 17.2%나 증가한 것으로, 연간 증가율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이다.

세부적으로는 현금 76조3000억원, 요구불 예금 181조9000억원,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 450조2000억원, 머니마켓펀드(MMF) 58조2000억원, 종합자산관리계좌(CMA) 43조8000억원, 양도성예금증서(CD) 21조1000억원, 환매조건부채권(RP) 8조4000억원 등이다.

단기 부동자금이 급증한 것은 연 1%대의 저금리가 장기화하면서 시중에 돈은 많이 풀렸지만, 실물경제에서는 마땅한 장기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현금화하기 쉬운 대기성 자금 형태로 금융시장 주변을 떠도는 데 따른 현상이다.

이처럼 저금리에도 불구하고,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이 유통되지 않고 단기 부동화되면서 이른바 ‘유동성 함정’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특히 최근 전 세계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는 일본, 유로존 등 주요 중앙은행의 마이너스 금리 도입 등 양적완화 통화정책을 통한 경기 부양에 대해 회의론이 확산됐기 때문으로 지적되고 있다.

류용석 현대증권 시장전략팀장은 일본은행(BOJ)의 첫 마이너스 금리 도입 이후 엔화가 강세를 보인 것도 통화정책 효과에 대한 시장의 회의론이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고있다.

정원일 유안타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일본은 유동성 함정에 진입해 있다”며 “한국도 유동성 함정 우려가 있기 때문에 통화완화 정책에 따른 실물지표 추이를 냉정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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