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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가 어디로…석유외교 ①] 신(新)냉전 뒤로 하고 산유량 동결 합의…석유외교의 승리?
[헤럴드경제=한석희 기자] 세계 1ㆍ2위 석유 수출국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의 산유량 동결 합의로 2016년판 석유외교의 과실이 열리는 것이 아니냐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시장이 기대했던 감산까지는 이끌어내지 못했지만, 시리아 사태를 놓고 서로 총구를 겨누고 있는 와중에 나온 합의라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OPEC, 비회원국 15년만에 합의=16일(현지시간) 사우디와 러시아, 카타르, 베네수엘라 등 4개 산유국의 산유량 동결 합의는 향후 시장 안정을 위한 첫 걸음으로 평가받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특히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비회원국인 러시아가 산유량 동결에 합의한 것은 15년만에 처음이라는 점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그간 국제유가가 70% 가까이 폭락한 것은 사우디 등 OPEC 회원국과 러시아, 미국, 멕시코 등 비회원국간 뿌리 깊은 갈등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다.

사우디는 그동안 OPEC이 감산에 나선다면 경쟁 산유국들에게 좋은 일만 시키는 꼴이 될 것이라며 감산에 반대해 왔다. 오히려 상대적으로 낮은 유가생산 비용을 무기로 저유가를 유도해 비회원국에게서 백기를 얻어내려는 전략을 구사해왔다. 감산을 하더라도 이란과 이라크, 러시아 등 회원국은 물론 비회원국 모두가 동참해야 한다는 전제조건을 내걸었던 것도 이 때문이다. 러시아 역시 감산은 국가적으로 결정해야 할 문제라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여 왔다.

원유 분석업체 페트로매트릭스의 올리비에르 제이콥 전략가는 “감산도 아니고, 변화가 있는 것도 아니라며 이번 사안을 폄훼하려는 이들이 일부 있더라도 분명히 이날 합의는 2014년 11월 이후 첫 산유량 관련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1999년 멕시코, 2016년 카타르ㆍ베네수엘라…‘석유 외교’ 산파=이날 사우디와 러시아 석유장관의 비공개 회동은 수차례 비밀회담 끝에 탄생한 1999년 석유외교를 연상시킨다는 분석도 있다.

당시 국제유가가 배덜당 10달러로 폭락하자 OPEC은 멕시코의 중개로 수개월간 마이애미와 헤이그의 호텔방과 대사관을 오가며 물밑 접촉을 벌였다. 당시 멕시코의 국영석유회사 사장이었던 아드리안 라구오스(Adrian Lajuous)가 자국 대통령에게 보낸 ‘석유 외교’(Oil Diplomcay라고 적힌 메모에서 발단이 됐다.

수개월의 셔틀외교는 OPEC 회원국은 물론 비회원국의 감산 공조로 이어졌다. OPEC은 하루 원유 생산량을 200만 배럴 줄이기로 했고, 비회원국인 러시아, 오만, 멕시코도 총 30만 배럴을 줄이기로 합의하면서 국제유가는 140달러 대까지 치솟았다.

이번에는 카타르와 베네수엘라가 러시아와 사우디간 회담의 산파역할을 했다. 베네수엘라는 러시아와 이란, 사우디 등 산유국을 대상으로 시장 균형을 맞추기 위한 감산 협의를 위해 적극적인 로비를 벌여왔다. 베네수엘라의 로비에 이어 카타르 석유장관은 러시아와 사우디 석유장관의 이날 비밀회동을 주선해 마침내 산유량 동결 합의를 이끌어 냈다.

/hanimom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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