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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가 어디로…해답없는 공급과잉] 석유시장‘다극화’변동성만 커졌다
생산능력 이미 최고치 판단
산유량 동결합의 불구 시장 냉랭
당분간 배럴당 20~40달러 유지


석유수출국기구(OPEC)과 비회원국간 15년만의 산유량 동결 합의에도 시장은 냉랭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석유시장이 이미 다극화된 상태여서 공급과잉 문제가 쉽사리 해결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더우기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카타르 베네수엘라 등 4개국이 이미 산유 생산능력이 최고치를 기록해 있다는 점도 이번 합의에 대한 기대감을 줄이는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당분간 배럴당 20달러에서 40달러 사이를 오가는 변동성만 키울 수 있다는 얘기다.

16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3월 인도분은 전 거래일 보다 40센트(1.38%) 떨어졌다. 런던ICE 선물시장의 4월 인도분 브렌트유도 1.13달러(3.38%) 하락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간 회담 소식에 6% 넘게 급등했던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한 셈이다.

▶생산량 이미 최고치인데…‘동결’은 의미 없다=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번 합의에 서명한 사우디, 러시아, 카타르, 베네수엘라 등 4개국의 1월 일일 생산량은 2375만배럴에 달한다. 전세계 원유 생산량의 25% 수준이다.

러시아는 이미 지난달 일일 원유 생산량이 구(舊)소련 시절의 수준을 넘어섰다. 일일 생산량이 1098만 배럴에 달한다. 지난달 러시아의 총 원유 생산량은 4600만톤으로 지난해 같은기간 보다 1.5% 늘었다. 이같은 수준의 생산량을 유지할 경우 러시아는 올해에 모두 5억5200만톤의 원유를 생산해 사상 최대 기록을 갈아치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사우디 역시 이미 일일 산유량이 995만 배럴에 달한 상태다.

지난달 전세계 원유 공급량은 9564만 배럴로 수요량보다 약 260만 배럴 많은 상태다. 이번 합의의 전제조건이 되고 있는 이란과 이라크 등이 설령 합의에 동참한다고 하더라도 산유국들의 원유 생산량은 이미 최고점을 찍고 있다. 최근 저유가의 방아쇠를 당긴 공급과잉 문제를 해소하기엔 역부족이라는 얘기다.

에미레이트NDB의 애드워드 벨 원자재 애널리스트는 “이번 합의가 공급과잉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는 별 도움이 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러시아 현지 신용평가기관 아크라(AKRA)의 분석 전문가 나탈리야 포로호바도 “러시아나 사우디나 현재 사상 최대 생산량을 기록하고 있다. 현 수준에서의 생산량 동결은 원유 시장에서의 공급 과잉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것이며 유가에 계속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게다가 석유 시장이 과거와 달리 다극화로 변했다는 점도 공급과잉 문제 해결을 어렵게 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원유 생산에 미국 셰일업체들까지 가세하면서 원유생산 대국의 힘이 그만큼 줄어 들었기 때문이다.

▶길 잃은 유가…바닥은 확인했지만 변동성만 키울라=하지만 이번 4개국간 합의가 갖종 난관속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향후 유가가 반등을 모색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최근 유가가 바닥을 찍은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일각에선 이번 합의 자체를 어느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만큼 원유시장의 안정을 위한 범국제적인 공조가 시작된 것이 아니냐는 시각을 내놓고 있다. 유가가 언제든 반등으로 다시 방향을 돌릴 수 있다는 것이다. 

한석희 기자/hanimom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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