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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 삼성 창업주 생가...龍의 맥 타고난 천하 명당
[헤럴드경제=슈퍼리치팀 윤현종 기자] 인간에 그렇듯이, 기업에도 흥망성쇠가 있는 법. 그 예정된 운명을 논할때 혹자들이 자주 거론하는 것이 선산이다. 조상의 무덤 터가 후대 흥망을 좌우한다는, 어쩌면 현대에 맞지 않을 듯한 이 철학은 여전히 세상을 지배하는 것이다. 맞고 틀리고 간에 인간이고 기업이고 선산에 유난히 신경을 쓰는 것은 사실이다.

우리나라 주요그룹 창업주들의 선산은 어떨까.

오늘의 삼성그룹을 일으킨 고(故) 이병철 창업주가 나고 자란 경남 의령 생가는 명당(?)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곳 중 하나다. 


박시익의 ‘한국의 풍수지리와 건축’ 에 따르면 이병철 생가는 산에서 내려온 내청룡 끝부분에 자리 잡았다. 이 청룡은 집의 왼쪽 울타리와 비슷한 모양이라고 한다. 용의 맥을 타고난 땅이란 의미다.

전체적으로 평탄한 대지를 딛고 선 이 집은 전형적인 한옥이다. 보통 이런 땅엔 정남향으로 집을 세운다.

그러나 이 회장 생가는 남서(南西)향이다. 용의 맥과 건물 방위를 맞췄기 때문이다. 생가 관리인은 “집 10리 앞엔 진주에서 함안으로 흐르는 남강 물이 있어 전형적인 배산임수 지형”이라며 “세부적으로도 풍수지리상의 명당 요건은 다 갖췄다”고 설명한다.

터가 좋아서일까. 부동산 가격도 상당하다. 이 집(의령군 정곡면 중교리 723번지ㆍ 토지 727㎡)은 창업주 셋째아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2007년 8억9000만원에 사들였다. 집터 기준으로 보면 3.3㎡(구 1평)당 403만원 꼴이다. 당시 이곳 공시지가는 3.3㎡당 6만8970원이었다. 공시가격의 58.4배를 주고 선친 생가를 매입한 셈이다.

창업주의 호를 딴 도로명 주소 ‘호암길’에 둘러싸인 이 집 터 가치는 계속 오르고 있다. 지난해 공시지가는 2014년 대비 14.6%올랐다. 의령군 땅값 상승률(1.6%ㆍ2015년 연간)의 9배 수준이다.

이병철 전 회장 묘소가 있는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포곡읍 일대도 자리가 좋은 편이다. 실제 ‘사거용인(死居龍仁ㆍ죽어서는 용인이 최고)’이라고 할 만큼 이 일대는 좋은 묫자리로 알려졌다. 정몽주ㆍ채제공 등 역사적 인물의 묘는 물론,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모도 용인에 안장돼 있다.

특히 이병철 회장이 누워있는 에버랜드 뒷편(호암미술관 내)은 대표적인 명당으로 꼽힌다. 풍수 전문가들에 따르면 그의 묘소 앞엔 많은 사람들이 몰려야 자손들이 더욱 융성한다는 얘기가 있다고 한다. 그 말의 진위 여부를 떠나 현재 에버랜드는 남녀노소 누구나 즐겨찾는 곳이 됐다.

이 일대 대규모 토지는 삼성가(家) 소유다. 현지 부동산시장 관계자들과 미래에셋증권 분석 등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최대주주인 삼성물산(구 제일모직)과 이건희 회장이 가진 에버랜드 및 인근 땅은 포곡읍 가실리ㆍ마성리ㆍ신원리ㆍ유운리ㆍ전대리 등에 걸쳐있다.

창업주가 잠든 에버랜드 인근 호암미술관 옆 묘소 등 일부 땅은 삼성가가 영구히 상속하게 돼 있다. 실제 호암미술관 건물이 포함된 용인시 처인구 포곡읍 가실리 산12-8 토지(1만8248㎡)와 묘소가 있는 가실리 207-1(1269㎡)의 등기부등본 상 특약엔 이 땅을 “후손에게 대대로 상속되는 것으로 함”이라고 명시했다.

이 토지는 1984년 이래 이건희 회장 등 28명이 공동소유(합유)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ㆍ이명희 신세계 회장ㆍ정용진 신세계 부회장ㆍ이재현 CJ회장 등이 포함됐다. 이병철 창업주의 외손자 조동혁(65) 한솔그룹 명예회장도 합유자 명단에 들어있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등 손녀들 이름은 찾을 수 없었다.

factism@heralcd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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