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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캠퍼스는 총기 허용 논란 중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미국에서 올해 들어서만 총기난사 사건이 42건이나 일어난 것으로 조사된 가운데, 대학생들이 학교에 총기를 갖고 들어오는 것을 허용할 것인지에 대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텍사스 대학교는 지난 17일 “고등교육기관에서 총기의 존재는 탐구와 자유로운 연설, 토론에 기반한 교육을 제공하고 연구해야할 우리의 사명에 반하는 것”이라면서도 “법을 준수해야할 의무가 있다”며 강의실에서의 총기 휴대를 허용한다고 선언했다. 텍사스 대학교는 1966년 세계 최초의 교내 총기 난사 사건이 일어나 14명이 사망한 기억을 안고 있어, 이러한 방침은 주목을 받았다.

텍사스 대학교가 이러한 결정을 내린 것은 주 의회가 지난해 말 주 내의 모든 대학 캠퍼스에서 총기를 소지할 수 있도록 허용한 데 따른 것이다. 텍사스주는 학생들과 교직원들이 총기를 소지함으로써 만일의 사태가 일어날 경우 방어능력을 스스로 갖출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에서 이 같은 방안을 추진했다. 지난해 캠퍼스 안팎에서 총기 난사 사고가 잇따라 공포가 커진 탓이다. 총기 허용 법은 오는 8월부터 발효된다.

미국은 주마다 캠퍼스 내 총기 반입을 달리 규정하고 있다. 녹색으로 칠해진 곳은 ‘총기은닉휴대(concealed guns)’를 법적으로 금지한 주다. 빨간색은 법적으로 허용한 곳, 회색은 허용하기는 했지만 캠퍼스 내 장소와 휴대하는 사람에 따라 제재 정도가 다른 곳, 노란색은 학교가 자율적으로 결정하는 곳, 오렌지색은 캠퍼스 내 주차장과 문이 잠긴 자동차 내에서만 보관이 가능한 곳이다. [자료 출처=‘오픈 캠퍼시스’]

그러나 텍사스 대학교의 이러한 방침은 당장 논란을 부르고 있다. 학교에 총을 들고 오는 것이 교육적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도리어 사고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텍사스 대학 교수 300여명은 자신의 수업에 총을 들고 들어오는 것을 허락하지 않겠다고 서명했다. 또 텍사스 주 내 20여개의 사립대학들은 법이 발효되더라도 캠퍼스 내에 총기반입 금지 방침을 바꾸지 않을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수적인 성향의 베일러대학교 켄 스타 총장도 지난해 한 심포지엄에서 “내 개인적인 견해로는 총기반입 의무화는 공공 정책으로는 매우 현명치 못한 것”이라며 공개 비판한 바 있다.

이러한 논란은 텍사스주만의 문제는 아니다. 총기에 반대하는 ‘암드 캠퍼시스(Armed Campuses)’에 따르면, 미국 51개주 가운데 오직 12개 주만이 캠퍼스 내 총기 반입이 금지돼 있다. 나머지 주들은 총기 휴대 장소를 제한한다던지, 학교의 재량에 맡긴다던지 하는 등의 방식으로 제재의 수준을 조금씩 달리하고 있다. 암드 캠퍼시스는 “총기 허용 운동이 입법으로까지 이어져 아칸소, 콜로라도, 아이다호, 캔사스, 미시시피, 오레곤, 유타, 텍사스, 위스콘신주에서 캠퍼스 총기 휴대가 도입되려 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총기사고 집계 사이트 ‘매스 슈팅 트래커’에 따르면, 올해 미국에서는 모두 42건의 총기 난사 사건(4명 이상 사망)이 일어났으며, 이로 인해 62명이 숨지고 142명이 다쳤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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