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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 새학기 대학별곡②] 뜨는 중국어 “이수해야 졸업…사교육까지 받아”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 한국외국어대 영어과에 재학 중인 조경태(25) 씨는 지난해 학교 연수평가원에서 2주간 중국어 수업을 들었다. 졸업요건을 충족하기 위해선 2개 외국어 공인시험 성적표를 학교에 제출하든지, 연수평가원에서 수료해야 하기 때문이다. 

조 씨는 “제2외국어를 해야 한다면 이왕 할 것, 취업에 도움이 되는 언어가 낫겠다 싶어서 중국어를 선택했다”면서 “동기들 중에서는 졸업 인증 뿐 아니라 본인 중국어 실력을 위해서 중국어학원까지 다니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대학가에 중국어 바람이 불고 있다. 대북제재와 사드 배치 등으로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한중 관계와 사뭇 다른 움직임이다. 단순히 2개 이상 외국어 교양과목을 수강해야 졸업이 가능하도록 졸업요건을 수정하는 ‘권유’ 차원을 넘어서, 일부 대학에서는 중국어 과목을 이수해야만 졸업이 가능하도록 규정까지 바꾸고 있다.

한양대는 최근 ‘G2(미국ㆍ중국)언어소양교육’을 도입해 올해 입학하는 신입생부터 영어와 중국어 능력이 일정 수준에 미치지 못하면 졸업을 유예시킨다. 토익ㆍ토플 등 영어 공인인증시험 성적에 이어 중국어 성적까지 졸업 요건에 포함시킨 것이다. 아울러 중국어에 대한 의무 이수 프로그램을 반드시 이수해야만 졸업이 가능해졌다.


호남대의 경우엔 전교생이 교양필수 과목 중 어학분야 2과목을 이수해야 하며, 항공서비스ㆍ관광경영ㆍ국제경영 등 지정된 학과에서는 중국어 과목을 필수로 이수해야 졸업이 가능하다. 송창수 호남대 교양교육원장은 “우리 학교가 지방사립대다보니 자기만의 특수분야를 키운다는 측면에서 중국어 수업을 꼭 듣도록 규정을 바꿨다”고 설명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울산과학기술대(UNIST)는 2010년부터 입학 이후 4번째 학기엔 모든 재학생이 중국어 3학점을 필수과목으로 듣도록 지정했고, 한국외대는 불과 1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2개 외국어 졸업 인증제’를 시행했다. 학생들의 적잖은 수가 취업 등을 위해 중국어를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대학가에 중국어 열풍이 부는 이유는 중국의 높아진 위상과 영향력에 중국어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 대기업 취업은 물론 아르바이트 채용에서조차 영어 및 일본어보다 중국어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며 각 대학들도 중국어 교육을 강조하기 시작한 것이다.

학생들도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취업을 목전에 둔 졸업생 뿐 아니라 신입생들도 일찌감치 사교육까지 동원해 중국어 공부에 열을 올리는 실정이다. 

호남대 항공서비스학과에 재학 중인 성연진(23) 씨는 “학과 교수님께서 중국이 부상하며 중국어가 앞으로 더 중시될 것이라 하셔서 몇 년 전 1년간 중국으로 교환학생을 다녀왔다”며 “출국 전에는 광주에서 중국어학원도 다녔다”고 말했다. 

이화여대 3학년에 재학 중인 류모(23ㆍ여) 씨도 “일단 배워두면 취업에 도움이 될까 싶어 올해나 내년에 휴학을 하고 중국으로 어학연수를 다녀올 생각”이라고 했다.
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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