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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은 기준금리 9개월째 동결…금융안정 ‘매파’ 입김 강했다 (종합)
[헤럴드경제=황혜진ㆍ강승연 기자]한국은행은 10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3월 기준금리를 연 1.5%로 동결했다. 지난해 6월 기준금리를 인하한 이후 9개월째 동결이다.

이번 결정은 경기 회복세는 부진하지만 흔들리는 금융시장을 안정시키는 것이 우선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달에 이어 금융안정을 중시하는 ‘매파’ 성향이 두드러졌다는 평가다.

이는 주식과 채권 등 자본시장 외자유출 흐름이 진정됐지만 여전히 외환시장 변동 폭이 크고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 중국의 수출 급감 등으로 글로벌 불확실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0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 참석해 회의 시작을 알리는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한은은 금통위 직후 발표한 통화정책방향에서 “앞으로 세계 경제는 미국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완만하나마 회복세를 이어가겠지만 중국 등 신흥시장국의 금융ㆍ경제 상황, 국제유가 움직임, 국제 금융시장 변동성 등에 영향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상황에서 섣불리 금리인하에 나설 경우 자칫 외국인 자본의 대거 유출을 불러올 수 있다.

실제 작년 6월부터 올해 1월까지 8개월 동안 우리나라 금융시장에서 빠져나간 외국인의 채권, 주식 등 증권투자 규모는 233억8700만달러로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28조원이나 된다.

1200조원을 넘어선 가계부채에 대한 부담도 컸다. 2월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총량규제를 강화하면서 전월에 비해 급증세는 주춤했지만 지난 2월 은행권 가계대출은 예년 평균의 3배가 넘는 3조원이 증가했다.

집단대출 증가세가 견조하게 이어지는 상황에서 금리인하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연초에 0%대로 떨어졌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달엔 1.3%로 올라선 점도 부담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한은은 “2월 물가 상승은 농산물 가격 상승 등의 영향”이라면서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저유가의 영향으로 낮은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0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또 가계 소비나 기업 투자 심리가 위축되면서 금리인하가 실물경기 회복으로 이어지는 효과가 약하다는 점도 고민거리다. 벌어들인 돈으로 이자도 갚지 못하는 ‘한계기업’을 늘려 구조조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김현욱 SK경제경영연구소 경제연구실장은 “현재 경기 둔화는 세계 경제의 상황 등 구조적 요인에 따른 것으로 단기적인 금리 조정으로 해결하기 어렵다”며 “기준금리를 인하하면 그 효과는 상당히 한정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그동안 한은은 추가 금리인하에 신중한 입장을 밝혀 왔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2월 금통위 기자회견에서 “추가 금리인하 여력이 있다는 평가엔 동의한다”면서도 “다만 지금처럼 대내외 불확실한 경제상황에서는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기대효과보다 부작용이 더 크다”고 밝혔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0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하지만 시장에서는 ‘소비 절벽’이 현실화하고 생산과 투자, 수출 등이 부진한 만큼 경기부양을 위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내달 금통위(19일)가 금통위원 4명의 임기 만료를 하루 앞두고 열리는 만큼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성태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금통위원이 바뀌기 직전인 4월에 금리를 내릴 수 있다”면서 “후임 금통위원은 (추가 금리인하에)신중할 것으로 보여 연말까진 연 1.25% 수준으로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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