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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지하철 혼잡비용 눈덩이] “서 있기도 힘든데…불쾌한 신체접촉 스트레스”
서울연구원 설문조사 결과
서울연구원 설문조사 결과


#. 30대 여성 직장인 A씨는 출근을 위해 매일 오전 7시 30분쯤 9호선 염창역을 이용한다. 언제나 승객들로 꽉 찬 급행을 타기 위해서는 열차 한 두편성은 그냥 보내야 한다. 9호선은 말그대로 ‘지옥철’이다. 콩나물 시루처럼 몸을 구겨 겨우 열차탑승에 성공해도 문제는 남는다. 그냥 서 있기도 힘든 데다 잦은 신체접촉은 출근길을 더 불쾌하게 만든다. 주위에 남성들로 둘러싸인다면 혹시 성추행이라도 당하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은 커진다.

#. 인천에 사는 40대 남성 B씨는 출근길은 언제나 전쟁이다. 회사가 있는 강남역까지 가기 위해 신도림역에서 2호선을 갈아타야만 한다. 운좋게 앉게 되면 좋지만 빈 자리는 절대 없다. 특히 사당역을 지나는 오전 8시께 제대로 숨을 쉬기도 힘들어다.

B씨는 만원 지하철에서 사람들에 밀려 옆에 서 있는 여성과 밀착된 상태로 보내야하는 시간이 괴롭다. 어쩔수 없는 신체접촉이지만 ‘이상한 오해’ 받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어서다. 손은 어디다 둬야할지, 시선은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이 된다. 서울지하철 이용객 10명 중 7명은 지하철 혼잡이 싫은 이유로 ‘신체적 접촉’을 꼽았다. 또 승객들은 차내 혼잡도를 실제보다 더 높게 체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서울연구원이 505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결과(복수응답)에 결과 이용객 67.2%는 지하철 차량내부 혼잡을 싫은 이유로 ‘신체적 접촉이 싫어서’를 꼽았다. 이어 ‘공기가 좋지 않다’(53.0%), ‘온도조절이 안 된다’(40%), ‘소매치기ㆍ성추행 등 치안이 우려된다’(20.2%) 등으로 답했다.

여성은 신체접촉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신체적 접촉이 싫다’고 답한 비율이 여성(74.1%)이 남성(59.4%)보다 14.5%가 더 높았다. ‘소매치기나 성추행 등 범죄가 우려된다’고 꼽은 여성(25.9%)도 남성(13.7%)보다 많았다. 반면 ‘온도조절이 안된다’ ‘시선 처리가 어렵다’고 꼽은 항목은 남성이 여성보다 높은 비율로 나타났다.

한편 지하철 이용자 절반 이상(56.2%)이 허용할 수 있는 차내 혼잡도는 125%로 꼽아 국토교통부의 혼잡도 권고 기준인 150%와 차이를 보였다.

서울연구원은 “많은 승객들이 계속 탑승을 해도 객실 통로 쪽보다는 출입문 사이 통로에 밀집되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대다수의 승객들이 체감하는 혼잡도가 더 큰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실제 승객들은 차내 혼잡도를 100%를 기점으로 서비스 질이 급격히 떨어지는 것으로 인식했다. 이에 서울연구원은 “산정 기준인 혼잡도 150%는 쾌적성 기준으로는 과다하다”고 지적했다.

강문규 기자/mkk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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