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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럽 사상 첫 기준금리 ‘제로’…‘환율전쟁’ 재연 우려...정부 “컨틴전시 플랜 강화”
[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 유럽중앙은행(ECB)이 기준금리를 사상 처음으로 ‘제로(0)’로 낮추고 예치금리를 -0.30%에서 -0.40%로 인하하는 등 추가 양적완화 조치를 취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과 함께 ‘통화전쟁’의 재연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ECB가 올해 성장률 전망치와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하향조정하면서 글로벌 경기회복 지연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다음주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와 일본중앙은행(BOJ)의 통화정책 회의가 열려 국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질 전망이다.


이에 기획재정부는 11일 오전 시장상황점검회의를 갖고 대응책을 논의했다. 기재부는 최근의 상황변화가 국내 경제ㆍ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하고, 대내외 금융시장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필요할 경우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유렵 추가 양적완화에 ‘통화전쟁’ 재연 우려=ECB가 9일(현지시간) 취한 기준금리 및 예치금리 인하, 월별 채권매입 한도 증액 등은 시장의 예상을 초과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ECB는 기준금리를 종전의 0.05%에서 0.00%로 낮추어 사상 처음으로 ‘제로금리’를 도입하고, 예치금리는 -0.04%로 0.01%포인트 내렸다. 월별 채권매입액 한도는 600억유로에서 800억유로로 확대했다.

시장 예상보다 고강도의 통화완화 정책을 들고 나온 것은 당초 예상보다 경제상황이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ECB는 이날 회의에서 유로존의 올해 성장률 목표치를 종전의 1.7%에서 1.4%로 0.3%포인트 낮추고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1.0%에서 0.1%로 대폭 낮추었다. ECB는 총수요 둔화로 향후 수개월간 저물가 또는 마이너스 물가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두 가지 측면에서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경제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첫째는 당초 예상보다 부진한 유럽의 경기상황에 따라 글로벌 경제의 회복도 지연될 가능성이 많다는 점이다. 유럽은 물론 일본ㆍ중국ㆍ신흥국 등의 경제상황이 모두 좋지 않다.

중국은 최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6.5~7%로 낮추며 ‘중속성장’을 공식화했고, 일본은 마이너스 금리에도 경기가 살아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그나마 경기가 개선추세인 미국도 회복속도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둘째는 한동안 잠잠했던 ‘통화전쟁’의 재연 가능성이다. ECB가 추가 양적완화를 발표한 직후 유로화가 한때 1.3% 급락, 이런 우려를 고조시켰다. 이후 ECB 총재가 추가 금리인하에 부정적으로 언급하면서 급락세가 완화됐으나, 불씨는 여전한 상태다.

미국의 금리인상 시점이 늦춰지는 가운데 일본과 중국 등이 경기부진을 탈피하기 위해 통화완화 정책을 강화할 경우 글로벌 환율전쟁이 재연될 소지가 많다. 글로벌 경제의 회복이 지연되는 가운데 통화전쟁이 재연되면 우리경제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정부, “모니터링 강화, 필요하면 조치 취하겠다”=정부와 금융당국도 시장상황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기재부는 11일 이찬우 차관보 주재로 시장상황점검회의를 갖고, 이번 ECB 조치의 국내영향을 분석하고 필요시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이찬우 차관보는 “이번 ECB 조치가 우리 금융시장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평가하고 “하지만 상황이 유동적이기 때문에 시장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필요할 경우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본에 비해) 유럽 마이너스 금리정책의 효과가 있지 않겠느냐는 기대가 있지만 상황이 유동적이기 때문에 면밀히 체크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다음주에는 미국과 일본의 통화정책 회의가 잇따라 열려,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당장 어떤 조치를 취할 단계는 아니지만, 금융시장 모니터링 단계를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고 필요하면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ECB의 양적완화 규모가 시장예상보다 커 시장이 크게 출렁이다 드라기 총재의 발언으로 완화되는 등 시장이 급변동하고 있고, 다음주에는 미국과 일본 중앙은행 회의가 있어 미세한 동향까지 바짝 모니터링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hj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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