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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천 주암동은 지금 ‘신혼타운’ 단꿈
중산층서 서민중심 개발 전환
기존 뉴스테이 文정부서 변화
소형 늘려 8000세대 공급 전망
그린벨트 추가해제 기대감도


“정권이 바뀌니까 뉴스테이도 ‘나가리’ 되는 거지 뭐. 이름도 바꿀 거라는 얘기가 있던데…”

30일 경기도 과천 주암동에서 만난 이모 씨는 열을 올렸다. 뉴스테이 대신 신혼부부희망타운이 들어오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 묻자 쏟아낸 반응이다.

주암동은 박근혜 정부의 대표 주거정책인 ‘뉴스테이(기업형 임대주택) 공급 촉진지구’로 지정됐던 곳이다. 서울 서초구 양재 나들목(IC)에서 과천으로 가는 길목에 위치한 입지나 5700여 세대의 대규모 사업이 진행된다는 점에서 크게 주목을 끌었다. 주민들도 민간 분양 아파트가 아닌 것에 못내 아쉬워하면서도 개발 기대감에 부풀어 올랐다.

주암지구 뉴스테이 사업을 진행하는 데 있어서 가장 큰 갈등 요소는 이 지역 화훼농민들이 삶터를 잃게 된다는 것이다. 비닐하우스에 뉴스테이 사업을 반대하는 플래카드가 걸려있다.

국토교통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의 말을 종합하면, 이곳에는 뉴스테이 사업을 일부 축소하고 ‘8.2 부동산 대책’ 때 거론한 ‘신혼부부희망타운’이 들어선다. 신혼부부희망타운은 신혼부부에게 공공분양, 분양전환임대 등 다양한 유형의 소형주택을 공급하는 것으로, 총 5만호 공급이 목표다. 과천지식정보타운, 위례신도시, 화성 동탄 등도 이에 맞춰 사업 내용이 조정 중이다.

또 주암지구의 나머지 뉴스테이 사업 역시 당초 중산층을 대상으로 했던 것에서 서민층을 대상으로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소형주택의 비율이 늘어나면서 당초 보다 2000여 세대가 늘어난 8000여 세대가 공급될 전망이다.

이는 매년 17만호의 공적임대주택을 공급하려는 정부의 고민을 보여준다. 수요가 있는 지역에 마땅한 땅이 부족한 상황에서 목표 달성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토지주택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공공임대주택 미래 모델 개발과 향후 정책 로드맵 구상 연구’ 보고서에서 “도시 주변이나 외곽의 신규택지개발은 공급에 한계가 있으며, 기존 도심 내 개발을 통한 공급은 주민들의 반발이나 저항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정부는 우선 급한대로 전 정권에서 중대형 임대주택으로 계획했던 것은 모두 소형으로 쪼개 공급 세대수를 늘리려는 시도를 할 것”이라며 “1,2인 가구로의 변화 트렌드와도 맞기 때문에 명분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실제 서울시는 최근 고덕강일지구에 공급하기로 계획했던 전용면적 59㎡의 임대주택을 17ㆍ29ㆍ36㎡의 더 작은 면적으로 나누는 작업에 들어간 바 있다.

주암동 주민들은 서민용 임대 주거단지가 된다는 데에 아쉬움을 품으면서도 그린벨트 추가 해제 등 개발에 대한 기대를 갖고 있다. 주변 공인중개사들의 말을 종합하면, 그린벨트 지역의 전답은 현재 3.3㎡ 당 700~800만원으로 뉴스테이 지구 발표 전인 2015년에 비해 2~3배 뛰었다.

S공인중개사는 “당시 손바뀜이 많이 일어나 현재는 거래가 드물고, 개발 후에는 더 오른다는 기대 때문에 매물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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