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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상화폐, 金과 비교대상 아니다”
WGC, 대체재 논란에 반박성명
“가격 변동성 높은 비트코인
유동성 부족…쓰임도 제한적”
규제강화에 거래위축 지적도


‘가상화폐가 금(金)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까.’

전 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가상화폐 투자 열풍으로 가상화폐가 금을 대체할 수 있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는 가운데 국제 금 단체가 ‘비교불가’라는 강경한 입장을 표명했다.

세계금협회(WGC)는 26일 최근 ‘가상화폐가 금을 대체할 수 없다’는 제목의 보고서를 내고 가상화폐가 금의 대체재가 된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사진=게티이미지]

우선 가상화폐의 가격 변동성이 금에 비해 과도하게 높다고 지적했다. 대표적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의 경우 지난해에만 가격이 13배 뛰었고 변동성은 금의 10배에 달했다는 분석이다. 비트코인은 지난달 중순부터 한 달 간 가격이 40% 급락하는 등 급격한 조정을 겪기도 했다.

반면 금은 1970년대 브레튼우즈 체제(금본위제) 붕괴 이래 가격이 연평균 10% 상승했지만 변동성은 지난 40년 간 완화됐다는 게 WGC의 설명이다.

유동성도 가상화폐의 한계로 꼽혔다. 가상화폐 시장은 대량 매도가 쉽지 않은 데다, 매도자가 금전이나 시간적 측면에서 높은 거래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다. 거래규모를 보더라도 비트코인의 하루 평균 거래량은 20억달러(약 2조1300억원) 정도로, 금 상장지수펀드(ETF) 수준에 불과하다. 2500억달러(266조1300억원)에 달하는 전체 금 시장의 하루 거래량의 1%도 안 되는 셈이다.

WGC는 수요 측면에서도 가상화폐가 금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금이 7000년 간 투자, 장식, 문화ㆍ종교적 목적의 자산으로 자리 잡아온 반면, 가상화폐는 전자결제 수단에 불과하며 그마저도 높은 가격 변동성 때문에 현금화 외에는 쓸 곳이 제한적이라고 꼬집었다. 공급 측면에서는 금이 가격 변동에 따라 공급이 조절되면서 가격 변동성까지 낮춰준다는 점을 강조했다.

반면 비트코인은 블록체인 기반 가상화폐가 무수히 새로 등장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규제 관련 불확실성도 주요한 차이로 부각시켰다. 가상화폐는 대다수의 국가에서 화폐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갑자기 정부의 규제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 법정통화 지위를 얻지 못해 과세 대상이 될 경우 이에 대한 부담 때문에 거래 자체가 위축될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밖에 1400종 이상의 가상화폐가 유통되는 등 자체 경쟁이 심화되고 있고 향후 기술 발전에 따라 기존 가상화폐의 가치나 공급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도 문제로 언급됐다. WGC는 “가상화폐가 최근까지 주목할 만한 성과를 냈지만 투자 목적으로는 금과 다르다”면서 “가상화폐는 금의 대체재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강승연 기자/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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