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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림픽이요?"...강릉 ‘바닥’은 미지근했다

“분위기가 달아 오르고 있어요!”라고 말하는 분들은 대다수가 경기ㆍ행사 관계자들이었다. ‘글쎄요’란 반응도 상당했다. 이따금씩 보이는 조형물만, 이벤트가 코앞임을 알려줬다. 혹한 사이 잠시 찾아온 모처럼 포근함을 미처 예상하지 못한 까닭인지, 어디에도 인파는 안 보였다. 평창동계올림픽 일주일 가량 앞둔 강릉 ‘바닥’이야기다.

취재진은 1일 강릉을 찾았다. 사람 모일만한 곳서 점심을 먹고, 가장 큰 시장과 기차역에 갔다. ‘인스타 촬영지’ 경포 해변 올림픽 조형물과, 빙상경기가 열릴 아이스아레나ㆍ아이스하키 경기장 주위를 돌았다.

#오전 11시 50분께_강릉시청 인근

라디오는 연신 “평창동계올림픽∼”이란 멘트를 쏟아낸다. 거의 1분에 한 번 꼴로 이 단어를 들었다. 운전하던 기사분은 “내내 조용하다 이번주부터 이러는것 같다”고 말했다.


라디오는 뜨거웠지만 차창 밖은 차가웠다. 한 공원 정자 옆 올림픽기가 나부꼈다. 그게 다였다.

# 오후 12시께_동부시장 입구

사람이 없었다. 꼬막무침 잘 한다는 식당. 밥 먹으며 지나다니는 사람 수를 세어본다. 30분 간 10명이 좀 넘었다.

계산을 하며 아주머니께 물었다. “올림픽 분위기 좀 나세요? 이제 1주일 남았는데”

아주머니가 말했다 “분위기 안 나요. 외국인도 한 명 없는데 뭘…일본사람들 좀 왔다갔나?”

# 오후 1시께_강릉역

한복차림 지역 대학생 4명이 ‘Welcome to PyeongChang 2018’이 쓰인 피켓을 들고 사람들을 맞는다.


그들은 “올림픽 분위기를 체감한다”며 “차량2부제도 하고, 뭔가 준비하는 상황이 느껴진다”고 했다.

도착 출구 근처. 자원봉사자 차림 한 여성에게도 물어봤다. 주차 관련업무에 배치된 공무원이라고 밝힌 그가 답한다.

“제가 일하는 곳은 주차장이라 그런지 올림픽 분위기는 잘 모르겠어요. 경기장 주변을 빼면 잘 안 느껴져요”


역사 바로 앞 수호랑과 반다비. 한산했다. 서울서 온 예비 대학생 2명에게 물었다. 바다 보러 왔다고 했다. 올림픽 분위기를 느껴보는 것도 여행 계획에 있냐고 물었다.

고민하는 표정이 잠시 스친다. “겸사겸사요”

# 오후 1시 반_중앙시장

입구 먹자골목은 북적댔다. 호떡 기다리는 줄이었다.

노무하 모자호떡 사장은 “손님 중에 경기관계자들이 많이 늘어 올림픽이 다가왔음을 느낀다”고 말했다.

캐나다의 한 방송국도 시장 골목을 돌며 신기한 모습을 찍느라 분주했다.


하지만 골목 안쪽. 현지인을 주로 대하는 상인들 반응은 다소 달랐다.

야채장사 하시는 80대 할머니는 “올림픽이 뭔진 알아. 알고는 있는데, 평소랑 비슷해. 시장이나 일상생활에선 잘 안 느껴져”라고 했다.

# 오후2시 24분_경포해변

인스타 스팟으로 알려진 경포해변. 조용했다. 평일임을 고려해도 그랬다. 


모래밭 올림픽 조형물 주위엔 휴무로 쉬러 나온 자원봉사자(자봉)와 경기 관계자가 기념사진을 찍을 뿐. 눈에 띈 20명 가운데 15명은 올림픽 비표를 목에 건 사람이었다. 


오륜마크 조형물엔 금이 가 있었다. 보기에 안 좋았다.

# 오후2시 50분 ∼ 3시_관동대 아이스하키경기장~아이스아레나 구간 도로

강릉을 자주 오가는 한 행사 관계자가 이런 말을 했었다.

“강릉? 조용하던데, 1월 하순에 경기장 루트를 좀 돌아봤거든. 차로 한 10분 거리인데…표지판 빼곤 뭐 별것 없더라고”

진짜 그랬다. 휑했다. 중간중간 눈에 띈 자봉 옷차림 4명만이, 평창동계올림픽이 코 앞에 다가왔음을 알려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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