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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준선의 J커브] 11년만 흑자 동부제철, 코스피200 입성
부채비율 4812%에서 턴어라운드
1Q 영업익 전년比 19배 ‘분기흑자

“투자 전후를 비교했을 때, 순자산은 138배로 증가했고, 순차입금은 0.58배로, 부채비율은 200분의 1 이하로 감소했습니다.”

사모펀드(PEF) 운용사 캑터스프라이빗에쿼티(PE)의 정한설 대표는 지난 28일 서울 강남 캠코타워에서 열린 시장중심 구조조정 활성화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캑터스PE가 전략적투자자(SI)인 KG스틸을 끌어들여 지난 6월 투자한 KG동부제철 얘기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분기 순손실이 500억원에 달했던 KG동부제철은 지난 1분기 45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11년 만의 흑자전환이다.

지난 3월 관리종목에서 해제된 데 이어, 27일에는 국내 상장사들 대표하는 코스피200지수에 7년 만에 다시 이름을 올렸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구조조정에 대한 인식이 공적·법적 지원 영역에서 민간투자 영역으로 전환되는 계기를 마련한 사례”라고 호평했다.

동부제철이 본격 구조조정에 돌입한 것은 2012년이다. 2009년 충남 당진에 1조500억원을 투입해 시작한 전기로(爐) 사업이 위기의 시작이었다. 의욕적 투자였지만, 건설·조선 경기 침체와 공급 과잉, 후발주자의 한계 등으로 어려움에 빠졌다. 2010년 270억, 2011년 2169억원, 2012년 1102억원 등 대규모 순손실을 이어갔다. 결국 2014년 7월 자율협약(채권단 공동관리)에 들어갔고, 이듬해 최대주주가 동부그룹에서 산업은행 등 채권단으로 변경된 후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상태로 전환됐다. 이후 전기로 매각이나 경영권 매각이 수차례 무산되는 등 구조조정 과정은 지난했다.

캑터스PE가 ‘인수 후 전기로 처분’ 방안을 제시하며 활로를 뚫었다. 스틱인베스트먼트 부대표 출신의 정 대표는 구조조정 딜 시장에서 손꼽히는 전문가였다. 전기로를 떼어내고, 주력인 냉연사업에 집중해 수출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하는 그림을 그렸다. 구조혁신펀드를 조성해 운용하고 있는 한국성장금융도 350억원을 보탰다.

캑터스PE 및 KG그룹를 상대로 이뤄진 36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는 자본 체력을 끌어올렸고, 산업은행 등 채권금융기관들이 보유한 6050억원 상당 채권도 출자전환되면서 부채 부담이 줄었다. 잔여 채무 또한 2025년까지 상환이 유예되는 동시에 연 2%로 낮아졌다.

결국 지난 1분기, KG동부제철의 영업이익은 287억원으로 전년 동기(15억원) 대비 19배 늘며, 11년 만에 분기 흑자를 기록했다.

회사 관계자들은 재무성과 뿐 아니라 기업문화까지 바뀌고 있다고 전한다. 여영달 KG동부제철 상무는 “비용 통제와 구조혁신도 있지만, 가장 크게 변한 것은 직원들의 일하는 방식”이라며 “KG그룹에 합류한 이후 임직원 개개인들의 목표의식과 책임이 명확해지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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