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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따로 또 같이…아모레의 생존법
설화수·라네즈 별도 유닛으로 독립
임원 인사와 함께 대대적 조직 개편
마케팅·영업 독립성 등 권한 높여
브랜드 파워 강화…실적 부진 타개

아모레퍼시픽그룹(사진)이 최근 주력 브랜드인 설화수와 라네즈의 독립성 강화를 핵심으로 하는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브랜드 별로 독자적인 성장 전략을 세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아모레퍼시픽이 지난 2017년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이후 4년 여간 ‘부진의 터널’에서 벗어나지 못하자 이 같은 파격적인 조직 쇄신안을 통해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풀이된다.

13일 화장품 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내년 1월1일자로 발표한 임원 인사와 함께 대대적인 조직 개편안을 내놨다. 조직 개편의 핵심은 ‘설화수 브랜드 유닛’과 ‘라네즈 브랜드 유닛’을 신설하고, 각 유닛 책임자로 1970년대생 젊은 인사를 전진 배치한 것이다. 설화수 브랜드 유닛장에는 임중식 상무(49), 라네즈 브랜드 유닛장에는 정혜진 전무(45)를 임명했다. 임 상무는 계열사인 아모스프로페셔널과 에스쁘아의 대표이사를 지낸 ‘브랜드 전략통’이다. 정 전무는 헤라 디비전장, 설화수 디비전장, 프리미엄 브랜드 유닛장 등을 거쳤다.

아모레퍼시픽의 매출을 견인하는 대표 브랜드는 설화수·라네즈·이니스프리다. 그간 설화수와 라네즈는 별도 계열사인 이니스프리와 달리 상위 조직에 포함된 형태로 운영돼 왔다. 럭셔리 브랜드·프리미엄 브랜드·뷰티영업·R&D(연구개발) 등 개별 유닛 산하에 설화수 디비전과 라네즈 디비전이 속해 있는 방식이었다. 이번 조직 개편을 통해 설화수와 라네즈를 각각 유닛으로 승격시켜 마케팅과 영업 독립성과 권한을 높였다. 개별 브랜드를 유닛으로 독립시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모레퍼시픽그룹 관계자는 “브랜드 특성에 맞는 독자적인 성장을 가속화할 수 있도록 차별화된 조직 구성과 운영 방식을 도입했다”며 “이번 조직 개편을 통해 위기를 타개하고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조직 쇄신안에는 브랜드 파워를 강화하겠다는 아모레퍼시픽의 의지가 담겨 있다. 설화수는 사드 보복 사태가 터지기 전까지 국내 면세점 브랜드별 매출 순위에서 1위를 놓친 적 없는 ‘효자’ 브랜드였다. 그러나 2017년 LG생활건강의 후가 1위(6086억원)에 오르며 2위(4252억원)인 설화수를 크게 앞지른 후 격차가 벌어지기 시작했다. 후가 면세점 1인당 브랜드별 구매제한 완화, 화려한 패키지 등으로 중국 시장 공략을 강화할 동안 설화수는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전문가들도 아모레퍼시픽의 실적 개선이 주력 브랜드의 경쟁력 회복에 달려 있다고 보고 있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의 핵심 수요 기반은 중국이고, 럭셔리 브랜드”라며 “올 3분기 실적에서 중국 설화수 성장률이 전년 대비 20%를 넘어섰다는 점은 고무적”이라고 분석했다. 아모레퍼시픽의 매출은 2016년 6조6975억원을 기록해 정점을 찍고 이듬해 하향세로 돌아섰다. 지난해에는 6조2842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데 그쳤다.

한편 아모레퍼시픽은 회사를 이끌 대표이사에도 50대 기수를 내세웠다. 김승환 아모레퍼시픽그룹 인사조직실장 겸 아모레퍼시픽 인사조직유닛장(전무)는 지난 12일 아모레퍼시픽그룹 신임 대표(부사장)으로 승진했다. 박로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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