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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광장] 김치의 힘

지난달 22일 법정기념일로는 처음으로 ‘김치의 날’ 기념식이 열렸다. 식품으로서는 유일한 법정기념일인 김치의날은 지난 2월 ‘김치산업진흥법’ 개정을 통해 지정됐다. 우리 고유의 전통식품이자 한국문화를 알리는 대표적인 브랜드로서 김치의 존재감과 영향력을 생각하면 오히려 더 일찌감치 법정기념일로 지정됐어야 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국내 김치산업 규모는 업계 추산 2조4000억원에 이른다. 김치의 생산규모와 시장규모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김치 소비확대는 국내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물류이동 제한, 환율 하락 등의 올 한 해 여러 어려움에도 김치 수출은 10월 말 기준으로 지난해 대비 36% 증가한 1억1900만달러로 사상 최고실적을 기록 중이다. 김치의 놀라운 수출성과는 올해만의 반짝 성장은 아니다. 김치 수출은 최근 6년간 성장세를 이어왔으며 지난해에는 1억달러를 돌파하기도 했다. 수출국은 2012년 62개국에 더해 몽골, 미얀마, 체코, 스위스 등 83개국으로 늘어났다.

이러한 김치수출 성과는 생산업체들의 제품 개발 노력과 해외 판로 확대를 위한 정부의 지원이 시너지를 이룬 덕분이다. 김치 생산업체들의 해외 진출이 본격화하면서 젓갈을 넣지 않은 비건 김치나 휴대용 캔김치 등 현지화된 수출상품이 늘어났다. aT와 농식품부는 발효식품인 김치의 ‘건강’ 이미지를 강조하는 마케팅을 강화했다. 면역력 강화 등 6대 효능과 현지 맞춤형 레시피 정보를 제공하는 QR코드를 제작해 15개국에 대대적인 홍보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국가별·시장별 상황에 따른 맞춤형 마케팅을 추진하고 있다. 김치가 식문화로 정착된 일본에서는 ‘김치캐릭터’를 통한 한국산 김치의 차별화 전략을 펼치고, 일본김치수입협의회와 함께 외식업체 내 한국산 김치 사용 캠페인을 진행하기도 했다. 미국은 대형 유통매장 입점을 늘리면서 비건 김치나 요리용 김치 등 맞춤형 상품을 확대하고 있다. 동남아 등 신남방 지역은 한류와 연계한 홍보로 소비자 체험을 확대하고, 유럽은 건강과 기능성에 대한 미디어 홍보를 추진하고 있다.

김치의 수출 확대 추세에도 아직 수출물량은 생산량의 6.2%에 불과하다. 김치의 수출 여력이 아직 크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한국산 김치의 차별화 그리고 대중화를 위해서는 현지화된 저염 맛김치에서부터 전통 명인김치까지 수출제품이 더욱 다양화돼야 한다. 아마존에서 인기를 끌었던 김치시즈닝과 같은 새로운 제품은 김치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을 유발하면서 시장규모도 확대할 수 있다. 국산 원재료로 제조한 발효김치의 장점에 대해서도 더 활발한 연구와 개발, 홍보가 필요하다. 몇 년 전부터 국내외에서 김치 관련 유명 블로거와 인플루언서의 활동과 인기가 대단하고, 최근에는 지구촌 여기저기에서 김치 관련 모방과 논쟁들은 김치의 가치와 의미를 보여주는 단면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김치를 보다 더 체계적이고 더 사랑할 때 김치의 가치와 힘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올해로 첫 회를 맞은 김치의날이 앞으로 세계인들이 사랑하는 ‘세계 김치의날’로 성장해 나가기를 기대해본다.

대한민국 ‘김치의 힘’은 지속 가능하고 아직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

신현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수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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