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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전도사가 전하는 ‘이지쇼핑’ 이야기 [헤경이 만난 인물-조항목 NS홈쇼핑 공동대표이사]
그동안 다져온 내실경영에 디지털 얹어
할아버지도 손쉽게 모바일로 ‘클릭클릭’
구독경제·정기배송 가능한 시스템 구축
빅데이터·AI로 맞춤형 상품 발굴할 것
TV홈쇼핑 비중 축소 판매채널 다양화
고객과의 접점 확대·수수료 부담은 ‘↓’
식품유통 노하우로 ‘식탁 혁명’ 주도
쿠캣·그립 등 라이브 커머스 벤치마킹

“제 역할은 도상철 대표가 다져온 내실 위에 ‘디지털(Digital)’이라는 혁신을 얹는 것입니다. 고객 뿐 아니라 협력사, 직원들까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 ·디지털 전환)해 NS홈쇼핑을 혁신적으로 바꿀 것입니다”

NS홈쇼핑이 최근 새로운 시도로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지난 달 열린 주주총회에서 창사 이래 처음으로 공동 대표 체제로 전환한 것. 도상철 NS홈쇼핑 대표이사가 단독으로 연임할 것이라는 세간의 예상을 깨고, 조항목 NS홈쇼핑 부사장이 도 대표와 함께 공동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헤럴드경제가 최근 경기도 분당 판교 소재 NS홈쇼핑 본사에서 조 공동 대표를 만났다.

인사 직후라 아직 대표이사 사무실 공사가 끝나지 않았지만, 조 대표의 임시 사무실에는 다양한 종류의 서류가 쌓여있는 등 이미 대표직 업무가 시작된 듯 했다. 헤경이 본사를 방문한 그날도 조 대표는 동반성장위원회와 ‘혁신주도형 임금격차 해소 협약식’에 다녀와 막 자리에 앉으려던 참이었다.

회사가 왜 그를 공동 대표로 선임한 것 같냐는 질문에 조 대표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전도사로서 혁신적인 사업 환경을 만드는 것이 자신의 미션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그간 도 대표께서 12여년 간 NS홈쇼핑을 고성장시키면서 내실을 다지는 기반을 만들었다면, 이제는 이것을 발판으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해 한 단계 더 도약할 시기”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올해는 유례없이 불확실성이 커진만큼 안정적인 기업 운영과 함께 혁신을 통한 미래의 지속성장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나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유통업의 디지털 전환은 사실 NS홈쇼핑에게만 해당되는 문제는 아니다. 쇼핑의 모바일 쏠림 현상이 차근차근 진행되는 상황에서 코로나19는 이러한 경향을 더욱 가속화시켰다. 이에 NS홈쇼핑 뿐아니라 모든 경쟁사들도 사업 기반을 디지털로 전환하느라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그렇다면 조 대표가 그리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어떤 그림일까.

그는 “아직 취임한지 얼마 되지 않아 구체적인 그림이 없다”고 겸손하게 얘기하면서도 “어떤 고객이라도 모바일로 쉽게 상품을 검색하고 간편하게 구매, 배송받는 ‘이지 쇼핑(Easy Shopping)’ 환경을 구현하는 것이 최우선 목표”라고 말했다. 70대 할아버지도 모바일로 들어와 쉽게 물건을 살 수 있게 쇼핑 환경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에 조만간 모바일 쇼핑 UI(사용자 환경) 등을 개선한 ‘이지 쇼핑 3.0’을 오픈할 예정이다. 그는 “이지 쇼핑 환경이 점차 진화, 확장되면 4.0 버전에서는 구독경제는 물론, 정기배송까지 가능한 시스템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무 방식도 대폭 바뀐다. 상품 개발부터 판매, 고객 서비스까지 모두 디지털화한다. 특히 제품 개발을 할 때는 고객 정보라는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AI(인공지능)화 작업을 거쳐 고객 맞춤형 상품을 발굴, 판매하는 것이 조 대표의 계획이다. 예전에는 잘 팔릴 만한 물건을 팔았다면 이제는 고객들이 앞으로 사고 싶어할 상품까지 팔아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TV홈쇼핑에 치우쳤던 판매 채널도 다양화할 생각이다. 디지털화가 업계의 최신 트렌드이기도 하지만, 턱없이 높아지는 송출 수수료도 사실 부담이었다. TV홈쇼핑이라는 채널에 몰린 매출을 티커머스나 라이브커머스, 모바일, 온라인, 카탈로그 사업 등으로 확장하면 고객과의 접점이 늘어나는 것은 물론, 수수료 부담도 덜 수 있다.

실제로 조 대표는 지난 2017년부터 COO(최고운영책임자)로 모든 채널의 사업 조직을 총괄 관리하면서 누구보다 채널 다각화에 열의를 보여왔다.

NS홈쇼핑의 라이브 커머스인 ‘띵라이브’와 비디오 커머스 전용 사업부인 ‘비머스’를 사장 직속 조직으로서 사내 벤처 형태로 만든 것도 바로 조 대표다.

특히 비머스는 입사 1~5년차 위주의 젊은 직원들로 구성, 2030을 타깃으로 한 라이브 커머스를 추진 중이다. 회사에서 특별히 내리는 목표나 업무 지시는 없다. 그야말로 젊은 직원들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운영된다.

조 대표는 “아직 2021년 사업계획 수립을 마무리하진 못했지만, TV홈쇼핑에 치우친 매출을 모바일, 라이브커머스 등으로 옮겨오는 활동은 계속될 것”이라며 “내년 말께는 TV 홈쇼핑 비중이 50%대까지 내려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디지털화 뿐아니라 NS홈쇼핑의 전통적인 강점인 식품 사업 역시 중점적으로 추진해야 할 사업 중 하나라고 꼽았다. NS홈쇼핑이 식품 비중을 60% 이상 편성해야 하는 식품 전문 홈쇼핑사인데다 모기업 역시 종합 식품회사로 성장한 하림그룹이다 보니 식품 개발 및 유통 쪽에는 정평이 나 있다.

특히 ‘공장에서 식탁까지’, ‘각 가정의 주방을 세컨드 주방화시키자’는게 하림그룹의 모토인 만큼 식품 유통 노하우가 있는 NS홈쇼핑이 그룹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수 밖에 없다는 게 조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서울 양재에 추진 중인 도시 첨단물류센터가 완공되면 서울 지역은 신선식품을 포장재 없이도 빠르게 배송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며 “아직 서울시와 협의 중이지만 내년 중에는 착공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NS홈쇼핑의 미래를 그리는 조 대표가 벤치마크하는 회사는 어디일까. 미국의 아마존이나 월마트 같은 대형 유통사 이름이 나올 줄 알았지만, 예상 외의 대답이 나왔다. 그는 “쿠캣이나 그립 같은 젊은 최고경영자(CEO)가 운영하는 라이브 커머스 회사”라고 말했다.

이들이 어떻게 고객들과 소통하고, 어떤 시스템으로 운영되는지가 가장 궁금하다는 게 조 대표의 설명이었다. 그는 이어 “요즘 온라인몰 이용이 급증하면서 배송을 위한 박스나 각종 부재료 등이 환경을 해치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들을 줄이고 있는 업체들에게도 배우고 싶다”면서도 “아직 국내에선 찾지 못했다”며 씁쓸하게 웃었다.

신소연·박로명 기자, 사진=이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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