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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광장] 급증한 배달, 도로 위 보험 사각지대 해소해야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가장 큰 변화는 비대면 경제일 것이다. 온라인소비는 2020년 8월 기준 거래액 14조3833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무려 27.5% 늘었다. 온라인 소비의 증가에 따라 택배 관련업에 종사자 수는 약 20만명에 육박한다고 한다.

하지만 배달 서비스가 증가하면서 오토바이 등의 이륜차 사고 사망자 수 또한 크게 늘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청과 국토교통부의 교통사고 사망자 관련 공동 보도자료에 의하면 2020년 말 기준 이륜차 사고 사망자는 446명으로 전년 대비 약 9% 증가했다.

소위 라이더라고 불리는 배달 이륜차 운전자들이 도로 위에서 달리는 것을 보면 아슬아슬하다. 주행 중에 차량과 차량 사이를 곡예 운전하듯 스치면서 달리고 과속으로 불쑥불쑥 끼어들거나 갑자기 추월하면서 지나갈 때는 머리털이 곤두서는 듯하다.

택배노동자와 라이더들의 위험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보험 보장 내용을 살펴보면 턱없이 부족하다. 퀵서비스나 택배노동자 중 산재보험 가입자 비율은 2019년 8월 기준 49.6%로 절반이 넘지 않는다. 이들의 고용 계약형태 때문에 노동법만으로는 코로나 사태에 따른 노동 강도의 증가와 이에 따른 발병, 과로사, 배달 사고에 따른 손해배상 등에 대해 보험 사각지대를 줄일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또한 라이더들의 책임보험 보험료는 연간 약 500만원 이상에 달한다. 따라서 배달업 종사자들은 배달 중 손실이나 본인 상해에 대하여는 보험에 가입할 엄두도 내지 못하면서 곡예 운전을 하고 있는 것이다.

도로 위의 또 다른 위험은 트럭 운전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트럭 운전자는 의무보험인 대인과 대물 배상만 보험에 가입하고 임의담보인 자차, 자손, 자상 등을 보장해주는 보험에는 가입하지 못하고 있다. 2019년 보험개발원 통계에 의하면 덤프트럭 등 건설기계 관련 자기차량손해 자동차보험 가입 비율은 채 0.4%도 되지 않는다.

버스기사와 택시기사들도 심각한 위험에 노출되면서 운전을 하고 있다. 지난 3년간 택시와 버스 기사 폭행 사건이 8000건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매년 공공운수 기사 폭행 사건이 수천건씩 일어나는 만큼 운전자 보호와 승객 안전을 위한 대책이 시급하다. 하지만 기사 폭행을 보상하고 심리를 치유해 주는 보험 가입은 미미하다.

라이더, 트럭 기사, 택시와 버스 운전자들은 왜 이토록 급하게 운전을 해야만 할까? 입장 바꿔 생각해보면 이분들도 불안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도로 위의 보험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대책과 아울러 민영보험사들의 노력이 중요하다. 금융감독원과 손해보험사들은 배달대행 기사들의 보험료를 낮추는 개선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택배노동자에 대한 적절한 보험 보장도 필요하다. 건설기계 관련 운전자들을 위한 일반손해보험 등의 보장이 고려돼야 한다. 버스기사와 택시기사들이 안전하고 여유있게 운전할 수 있도록 보호해주는 보험 또한 요구된다. 보험 상품 개발 시 운전자들이 안전운전을 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상품이면 더 좋을 것이다. 올해에는 도로 위 보험의 사각지대를 제거해 줌으로써 운전자들과 국민들이 평안한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해 본다.

김창기 고려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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