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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벌이는 뒷걸음, 빚은 눈덩이...‘살얼음’ 한국경제
한은 ‘3월 금융안정상황’ 발표
가계신용·GDP갭 5.9%P로
가계부채·기업대출 확산일로
집값·주가 급등...불평등 심화
작은 충격에도 구조위험 우려

지난해 말 국내총생산(GDP·명목) 대비 민간(가계·기업)신용 비율이 215.5%로 또다시 역대 최고치를 갈아 치웠다. 작년 가계 소득은 뒷걸음질 쳤고 기업은 실적 부진에 빠졌는데 빚만 늘어난 결과다. 작은 충격에도 구조적 위험이 드러날 가능성이 높아졌단 진단이다. 특히 부동산과 주식 등 자산가격이 급등하면서 계층 간 불평등과 금융 불균형은 더욱 심화했다.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3월 금융안정 상황’을 보면 가계신용·GDP 갭(GDP 대비 신용률과 장기추세치 간 차이)은 5.9%포인트까지 확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로 올라왔고 기업신용·GDP 갭은 9.2%포인트로 금융위기 당시에 근접하는 수준까지 상승했다. ▶관련기사 3면

지난해 말 현재 가계부채는 1726조1000억원으로 1년 새 125조8000억원(7.9%) 증가했다. 이에 반해 처분가능소득은 작년 4분기 0.2% 감소했다. 이로써 처분가능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75.5%를 기록, 전년동기 대비 13.2%포인트 증가하는 등 소득대비 채무부담이 크게 확대됐다.

기업대출 성장세는 가계를 앞질렀다. 작년 기업대출은 198조1000억원(10.1%) 늘어 2153조5000억원까지 불어났다. 코로나19 관련 자금 수요에 정부·금융기관의 지원까지 이어진 결과다.

기업의 재무건전성은 악화됐다. 매출액은 항공, 숙박음식, 석유화학 업종 등을 중심으로 6.0% 감소했고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이자비용)은 조달금리 하락 등의 영향으로 소폭 상승(2019년 4.3배→2020년 4.5배)했지만 전기전자 등 핵심 업종 제외시 같은 기간 3.6배에서 3.1배로 떨어진다. 기업 부채비율(부채/자기자본)은 재작년말 78.6%에서 지난해 3분기 현재 79.1%로 올랐다.

한은은 이날 “늘어난 민간 부채가 자산시장으로 유입되면서 금융불균형이 심화됐고 대내외 충격에 대한 금융시스템의 취약성이 확대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금융기관들도 현재의 자산건전성 지표가 실질적인 신용 위험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할 가능성에 유의하면서 리스크 관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미 해외 기관이 보는 우리나라의 민간부채 위험도도 사상 최고 수준에 올라와 있다. 국제결제은행(BIS)이 최근 발표한 지난해 3분기 말 주요 43개국 신용갭(Credit-to-GDP gaps) 수치를 보면 한국이 16.9%로 해당 통계 작성이 시작된 1972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신용갭은 BIS가 한 나라의 국내총생산(명목) 대비 가계·기업 신용의 비율이 장기 추세치에서 어느 정도 이탈됐는지를 계산한 수치다. 2% 아래이면 정상, 2~10% 사이면 주의다. 10%를 넘어서면 경보다. 서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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