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서울시와 개인 소유 낡은 주택을 모아 새 주택을 만드는 사업이 시작된다. 좁은 땅에 밀집된 시 또는 SH공사 소유 주택과 인접한 민간 소유 주택을 묶어 새 건물로 만들고 함께 활용하는 것이다.

서울시는 4일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방치된 빈집을 매입해 임대주택이나 생활SOC로 공급하는 ‘빈집활용 도시재생 프로젝트’와 노후주택을 스스로 개량‧건설하는 ‘자율주택정비사업’을 접목한 새로운 방식의 소규모 정비사업을 전국 최초로 시도한다고 밝혔다.

SH공사가 소유한 빈집과 연접한 민간의 노후주택을 합쳐 새 건물을 짓는 ‘빈집활용 민관결합형 자율주택정비사업’이다. 민간 소유분을 제외한 나머지는 임대주택으로 확보해 공급한다.

SH공사와 민간이 함께 재개발‧재건축 사업에서 조합 같은 역할을 하는 ‘주민합의체’를 구성‧운영한다. 개인은 준공 후에는 지분 소유나 SH공사에 일괄매도, SH공사에 일괄매도 후 매각대금을 연금처럼 수령하는 방식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SH공사는 낡고, 좁은 부지 면적이나 위치 등으로 사실상 방치됐던 빈집 활용도를 높이는 동시에 임대주택 건설비용과 공급기간을 줄이고, 민간 토지주는 분양리스크를 줄여 서로 윈윈할 수 있는 소규모 정비사업 모델이다.

첫번 째 사업지로는 은평구 구산동 일대에서 추진된다. SH공사가 소유한 빈집 2개 필지와 바로 맞닿아있는 민간 소유 1개 필지 총 355㎡ 규모 부지다. 이번 사업을 통해 낡은 집 3채가 지하 1층~지상 5층(용적률 225.6%), 총 21세대 규모의 건물로 새로 태어난다. 오는 6월 건축허가 신청 후 착공에 들어가 연말에 준공 예정이다.

서울시는 “빈집 및 소규모주택 정비에 관한 특례법 등 관련 법에 따라 용적률과 각종 건축규제 완화등 혜택으로 개별 필지별로 사업을 추진할 때보다 약 40% 정도 주택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와 SH공사는 이번 1호 사업을 시작으로 보유하고 있는 빈집들을 대상으로 필지별 여건과 활용방안을 검토‧분석해 사업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류훈 서울시 도시재생실장은 “SH공사가 민간 토지주와 함께 직접 주민합의체로 참여해 노후 주택을 정비하면서 임대주택을 확보하는 도시재생 신 모델”이라며 “앞으로 사업 확대를 통해 임대주택 공급과 동시에 낙후된 저층 주거지의 도시재생으로 지역사회에 활력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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