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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짐 퓨릭과 22년 동고동락 ‘73세 캐디’ 마이크 코완 [강혜원의 골프 디스커버리]
캐디 코완(왼쪽)과 짐 퓨릭. [PGA투어 제공]

에이지 슈터란 자신의 나이와 같거나 더 좋은 스코어를 기록하는 걸 의미한다. 75세의 나이가 되었을 때 18홀 라운드에서 75타 이하를 치는 걸 말한다.

사실 70대 타수는 젊은 나이에도 쉽게 칠 수 있는 타수가 아니기 때문에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에이지 슈터를 꿈꾸는 이유는 굳이 좋은 스코어를 내고 싶다기 보다 나이가 많이 들었을 때에도 18홀을 문제 없이 걸으면서 공을 칠 수 있는 체력과 낮은 스코어를 치기 위해 그만큼 거리를 낼 수 있는 파워, 건강이 있다는 걸 의미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정말 놀라운 사람이 있다. 콧수염이 일품인 투어 캐디 마이크 ‘플러프’ 코완이다. 사람들은 그를 플러프라고 부른다. 아마 투어에서 가장 뮤영한 캐디일 것이다.

그는 현재 73세의 나이로 짐 퓨릭의 캐디를 하고 있다. 그것도 22년 째다. 약 40여년의 캐디 경력을 가지고 있는 그는 타이거 우즈와도 함께 했던 사람이다. 타이거 우즈의 프로 데뷔전과 1997년 마스터즈에서 12타 차 대승을 합작했다.

짐 퓨릭과는 그의 첫 메이저 대회 우승인 2003년 US 오픈과 PGA투어의 역사적인 기록, 58타 기록을 세울 때 함께 했다. 그리고 2주 전, 짐 퓨릭은 그와 함께 시니어 US 오픈을 우승했다. 그야말로 골프계의 산 증인이다. 비록 한 주 뿐이긴 하지만 미셸 위, 리디아 고의 백을 매기도 했다. 플러프는 1100개가 넘는 대회를 뛰었고, 그가 걸은 거리는 약 3만2000㎞가 넘는다.

투어 선수들조차 그의 체력과 강인함에 혀를 내두른다. 플러프는 퓨릭이 쉬는 주에는 다른 선수의 백을 찾아 나서서 일한다. 혹자는 퓨릭의 백이 다른 선수들 것보다 훨씬 무거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정말 놀랍다는 말 뿐이다.

플러프는 우즈와 함께 했던 시간동안 우즈가 단 한번도 캐디 탓을 하지 않았다고 회고한다. 많은 선수들이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지기 보다 가장 가까이 있는 캐디 탓을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자신이 함께 한 선수들은 그런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 중 짐 퓨릭이 정말 최고라고 했다.

퓨릭은 플러프가 20여년이 넘는 오랜 시간 함께 일하면서 단 한번도 늦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또한 그가 가진 최고의 장점을 이렇게 얘기했다. “그가 캐디로서 정말 좋은 점은 내가 80타를 치든, 60타를 치든 전혀 행동에 변화가 없다는 거예요. 보통은 감정이 드러나는데 늘 똑같고, 행동도, 목소리도 그대로죠. 내가 흥분했을 때, 58타를 치게 될지도 모르는 순간에도 늘 똑같은 모습으로 그 자리에 있어서 내가 차분하게 플레이할 수 있도록 도와주죠.”

캐디들이 상황에 따라 선수와 함께 슬픔과 기쁨을 같이 하는 것도 좋지만, 경기 상황에서 얼음같이 차갑고 냉정하게 선수가 경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캐디의 중요한 자질 중 하나다. 물론 이 부분은 선수가 그러한 자질을 높이 평가할 때만 이루어진다. 두 사람이 20여년을 함께 일했다는 것만으로도 그들의 인품이 드러난다. 서로 참고, 이해하는 순간이 얼마나 많았겠는가를 생각해볼 수 있다.

플러프는 “나보다 퓨릭이 먼저 은퇴할 거 같은데...”라고 말했다. 그가 언제까지 캐디를 할지 지켜보는 것이 흥미롭다.

〈KLPGA 프로 · PGA투어 한국콘텐츠 총괄〉

withyj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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