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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 두고 떠나라’ 명령에 청해부대원들 울음바다
“양성 판정을 받은 우리가 배 몰고 가자”
“피가래 토하고 ‘살려달라’는 대원 없었다”
“지연된 합참 보고 의문…사실 규명해야”
감염원 추정 부식 포장 부실…소독도 안해
코로나19 집단감염으로 국내 복귀한 뒤 분산 격리돼 치료를 받고 있는 청해부대 34진 문무대왕함(4400t급) 장병들은 일부 언론 보도와 달리 “피가래를 토하는 인원들은 보지 못했다”고 입을 모았다. 청해부대 장병들이 지난 20일 복귀해 국방어학원 생활치료센터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국방부 공동취재단·신대원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으로 조기 귀국한 청해부대 34진 장병들이 분산 격리돼 치료를 받고 있는 가운데 조금씩 안정을 되찾아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23일 국방부 출입기자단과의 인터뷰에서 처음 감기 유증상자가 나왔을 때 코로나19 감염일 것이라는 생각을 전혀 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또 당시 문무대왕함의 상황이 잘못 알려진 게 많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일부 언론 보도에서 한 장병이 ‘피가래가 나왔다’고 주장했다는 데 대해서는 신빙성이 낮다고 일축했다.

문무대왕함에서 직책상 자주 순찰 임무에 나설 수밖에 없었던 간부 A 씨는 “순찰을 많이 돌다보니 대원들도 많이 알고 의무실 환자 상태도 계속 체크했다”며 “언론 보도처럼 ‘피를 토하고 살려달라’는 대원은 없었다”고 단언했다.

또 다른 간부 B 씨도 “같이 생활하면서 피가래를 토하는 인원들은 보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국방부와 합동참모분부 관계자들도 진행중인 감사 결과를 지켜봐야겠지만 문무대왕함에서 피가래를 토한 승조원이 있다는 얘기는 듣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병사 C 씨는 “피가 나왔다는 사람도 평소 기침을 많이 할 때 묻어나오는 느낌으로, 피가 쏟아져 나온 것은 아닌 것으로 안다”며 “지금은 다 괜찮아졌다는데 ‘지옥이었다, 가래피가 묻어나왔다’는 보도는 오버”라고 꼬집었다.

이들은 사상초유의 집단감염으로 임무를 중단하고 중도복귀한 것은 아쉽지만 잘못 알려진 내용들이 많다며 아쉬워했다.

B 씨는 “우리가 지금까지 국가와 국민을 위해 임무를 부여받고 나름대로 명예를 생각해가며 헌신적으로 임무를 수행해왔는데 불가항력적으로 이런 상황이 생겼다”며 “그런 헌신이라든지 이런 부분들이 왜곡돼 부정적으로 비쳐지는 게 안타깝다”고 말했다.

청해부대 장병들은 문무대왕함을 현지에 두고 먼저 떠나야만하는 상황에 대해서도 아쉬워했다고 한다.

A 씨는 “배를 두고 내려야한다는 말이 나왔을 때, 병사들과 간부들끼리 ‘음성자들만 한국에 보내자, 양성자들은 면역체계가 생기지 않겠느냐. 우리가 배를 몰고 가야한다’고 하면서 울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코로나19 집단감염으로 국내 복귀한 뒤 분산 격리돼 치료를 받고 있는 청해부대 34진 문무대왕함(4400t급) 장병들은 일부 언론 보도와 달리 “피가래를 토하는 인원들은 보지 못했다”고 입을 모았다. 청해부대 장병들이 지난 20일 생활치료센터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

귀국 전날 확진자들까지 함정 소독으로 밤을 샜다는 것도 사실과 거리가 멀다고 했다.

아프리카 현지 국가에서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을 이유로 문무대왕함의 입항을 거부하다 새벽 3시께 입항허가를 내주는 바람에 급하게 방역처리를 하고 짐을 싸게 됐다는 것이다.

C 씨는 “배를 다른 사람에게 인수인계하는 과정이라 암울하기도 하고 섭섭했다”면서 “자발적이지는 않았지만 마지막 일과여서 기분 나쁘지 않게 했는데 증거 인멸은 터무니없는 말”이라고 했다.

이와 함께 청해부대 장병들은 최초 감염경로에 대해서는 군수품 적재를 위해 기항한 아프리카 현지 항구에서 조달한 식자재가 문제가 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조리병으로 초기에 확진 판정을 받은 D 씨는 “부식 박스가 훼손되거나 녹은 것도 있었다”며 “훼손된 것은 개별포장하고 녹은 것은 따로 정리했는데, 정확한 감염경로는 알 수 없지만 초기에 대부분 조리병들이 (코로나19에) 걸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간부 E 씨 역시 감염경로에 대해 “해산물이나 야채 등은 바구니에 담겨 래핑만 돼있었다”며 “포장 상태도 부실했는데 그걸 통해 들어오지 않았나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어 “외부인 접촉 가능성은 낮은데, 식자재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면서 “해산물이나 야채, 과일류 등은 냉동포장과 달리 그냥 바로 들고 왔고, 따로 소독도 실시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청해부대 장병들은 문무대왕함 현지 사정이 합참에 뒤늦게 보고된 경위 등에 대해서도 궁금해했다.

이와 관련 B 씨는 “부대에서 합참 보고가 열흘이나 지난 이후에 됐고, 우기여서 단순 감기로 봤다는 내용 등이 정말 사실인지 의문”이라면서 “내가 알기로는 매일매일 화상회의를 하고 상황보고가 이뤄졌던 것으로 아는데 보고가 늦어졌다는 게 이해하기 힘들다. 정확한 사실을 규명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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