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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홋카이도마저 “21년만의 폭염”…재난급 올림픽 소송 가능할까
박인비 “이런 더위 처음”… 日, 최악 무더위 막판까지
마라톤 개최 홋카이도마저 “21년만의 폭염”
소송 주체·대상 불분명… 입증책임까지 ‘산 넘어 산’
“덥다 더워” 4일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골프 1라운드. 고진영이 목을 축이고 있다. 이날 여자 골프 경기는 36도에 육박하는 더위 속에서 진행됐다. [연합]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올림픽 사상 최악의 무더위 환경에서 경기를 치르고 있는 ‘2020 도쿄 올림픽’ 참가 선수·각국 체육단체들이 올림픽위원회(IOC)나 도쿄올림픽위원회를 상대로 소송전에 나설지 관심을 끌고 있다. 그러나 IOC를 상대로 소송을 한 전례가 전무하고, 각국 체육단체들 역시 IOC와의 ‘좋은 관계’에 방점을 두고 있어 실제 소송까지 벌어질 가능성은 낮다.

4일 여자 골프 첫 라운드를 치른 박인비는 “이런 더위는 20년만에 처음”이라며 혀를 내둘렀고, 김세영은 “너무 더워서 웃음만 나온다”고 했다. 반바지를 입었던 김효주는 노출된 부위가 화상을 입은 것처럼 익어버렸고, 고진영도 “너무 더웠다”고 말했다. 경기가 열린 사이타마현 가스미가세키CC는 한낮 기온이 36도에 이르고 높은 습도에 바람조차 거의 불지 않았다. ‘최악의 더위’이란 것이 선수들의 공통된 전언이다.

이같은 무더위는 일본 도쿄가 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됐을 당시부터 문제로 지적돼왔다. 특히 1964년 도쿄 올림픽 당시엔 더위 때문에 10월로 올림픽을 연기했으나, 올해는 IOC측의 요청으로 가장 더운 7월~8월 사이 개최가 확정됐다. 무더위는 이번 대회 기간 내내 선수들의 경기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철인3종 경기에선 금메달을 딴 선수가 휠체어에 실려나갔고, 한 테니스 선수는 경기 도중 경기를 포기했으며 양궁에서도 선수가 실신했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다. 날씨 환경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 마라톤과 경보가 대회 막바지 개최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20㎞ 남자 경보는 4일 오후 삿포로 오도리 공원에서 열리고 마라톤은 대회 마지막날인 8일 오전 7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마라톤과 경보는 일본에서 가장 위도가 높아 시원하다는 홋카이도에서 열리는데, 홋카이도에 조차 폭염 경보가 내렸다.

아사히 신문은 마라톤과 경보 경기가 열릴 삿포로 시내에 21년 만에 폭염이 관측됐다고 보도했다. 일본 기상청은 5~8일 사이 삿포로의 최고 기온은 33~34도로 무더위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마라톤은 더위를 피해 오전 7시에 시작하지만, 선수들은 기온이 30도 가까이 오르는 환경에서 2시간 넘게 뛰어야 한다.

그러나 이같은 피해가 소송전으로까지 상황이 비화될 가능성은 현재로선 낮은 상태다. 개별 선수가 IOC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해 이길 가능성이 일단 낮고 민사 소송의 경우 피해에 대한 입증 책임이 소송 주체인 원고에게 있는데, 자신이 입은 피해를 객관화해 피해액을 산출키도 어렵다. 여기에 각국의 체육단체들 역시 앞으로 IOC와의 관계 등을 고려할 때 선수들을 대변해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도 낮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선수들이 IOC를 상대로 소송을 벌인 전례가 없다. 선수들의 민원이 들어와도 IOC를 상대로 소송에 나설 가능성은 낮다”며 “사고가 있을 경우 가입한 보험에서 보험금이 지급될 것”이라고 말했다.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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