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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차 SUV ‘인도 점유율’ 선두…디젤로 달린다
6월 누적 12만7173대…마루티 스즈키 추월
현지 SUV 비중 2015년 13.5%→올해 35%

중형 SUV 이상에서 디젤차 선호현상 ‘뚜렷’
새 배출기준 ‘BS6’ 맞춰 라인업 강화 전략도
현대차가 디젤 엔진을 탑재한 SUV를 앞세워 인도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경제성을 우선하는 현지 소비자들의 성향을 꿰뚫은 전략이다. 현대차 인도 첸나이 공장은 SUV 판매에 힘입어 지난 6월 누적 생산량 1000만대를 돌파했다. [현대차 제공]

[헤럴드경제=정찬수 기자] 현대차가 디젤차를 앞세워 인도 SUV(스포츠유틸리티차) 시장에서 압도적인 판매량을 이어나가고 있다.

강화된 배기가스 배출기준인 BS6 도입을 앞두고 경쟁사들이 디젤 모델을 줄이는 가운데 내연기관차의 점유율을 늘려 친환경차 전환 시기에 유리한 입지를 차지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9일 인도자동차공업협회(SIAM)에 따르면 현대차 인도법인(HMIL)은 올해 6월까지 총 12만7173대의 SUV를 판매했다. 이는 인도 최대의 승용차 제조업체인 마루티 스즈키 인디아(Maruti Suzuki India)가 기록한 12만3168대를 넘어서는 규모다.

월평균 판매량도 현대차의 압승이었다. 현대차의 SUV가 월 2만1196대가 팔리는 동안 마루티 스즈키는 2만528대를 팔았다.

현대차는 현지에서 현재 베뉴(Venue), 크레타(Creta), 알카자르(Alcazar), 투싼(Tucson) 등 4개의 SUV 모델을 판매하고 있다. 마루티 스즈키는 집시(Gypsy), S-크로스(S-Cross), 비타라 브레자(Vitara Brezza) 등 2개의 SUV와 에르티가, XL6 등 2개의 MUV(다목적차)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다.

SUV 점유율은 급증하고 있다. SIAM이 집계한 자료를 살펴보면 2015년 승용부문 전체 판매량에서 SUV가 차지하는 비중은 13.5%였으나 2019년 25.6%, 2020년 29%에 이어 올해 약 35%로 증가했다.

타룬 가르그(Tarun Garg) 현대차 인도법인 영업·마케팅·서비스 담당 이사는 “현대차는 지난해 매달 1만5000대의 SUV를 판매했지만, 올해 들어 매달 2만1196대를 판매했다”며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이후 장거리 휴가를 위해 가족과 여행하는 소비자가 늘어난 까닭”이라고 설명했다.

새 배출가스 기준 BS6를 충족하는 디젤 엔진을 장착한 모델이 현대차 SUV 판매량을 견인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현대차가 6월 출시한 신형 크레타 10대 중 6대 이상(65%)이 디젤 모델이었다. 라자스탄(Rajasthan), 마디야 프라데시(Madhya Pradesh) 등 일부 지역에서는 디젤 모델 비중이 80%를 웃돌았다.

현대차 인도가 선보인 6-7인승 프리미엄 SUV ‘알카자르’. [현대차 제공]

경제성을 우선하는 현지 소비자들의 성향이 디젤 SUV를 선호하는 현상으로 이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 중 하나로 꼽히는 인도에서 소비자들이 워낙 유가 변동에 민감해 연비가 좋은 차량을 선택한다는 얘기다.

코로나19 이후 도입한 온라인 플랫폼 ‘클릭 투 바이(Click to Buy)’의 비대면 효과도 컸다. 1150개 이상의 매장과 1300개 규모의 서비스망도 현대차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 요소로 꼽힌다.

현대차는 디젤 모델의 생산을 앞세워 충성도를 높인 이후 친환경 모델의 판매량을 늘릴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과 인도네시아에 배터리셀 합작 공장을 짓기로 한 것도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시장을 겨냥한 중장기 계획의 일환이다. 무관세 혜택을 활용할 경우 광범위한 친환경차 생산 및 판매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고급 모델로 갈수록 디젤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며 “BS6 도입 이후 디젤 모델의 가격을 휘발유 가격보다 높게 책정한 전략도 효과적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가솔린 모델을 꾸준히 늘려 소비자에게 다양한 선택권을 제공하는 동시에 향후 친환경차 판매를 위한 마케팅 강화에 힘쓸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and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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