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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갈수록 커지는 ‘파업 경고등’…통상 압력에 수출 대란 불안감 [TNA]
HMM 이어 기아 등 완성차 업계 노사 갈등 심화
각 노조 합법적 쟁의권 획득…추석 전 타결 난망
HMM 컨테이너선. [HMM 제공]

[헤럴드경제=정찬수 기자] 글로벌 통상압력에 이어 국내 산업계의 대규모 파업 가능성이 커지면서 대규모 수출 대란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국내 최대 원양 컨테이너선사인 HMM을 비롯해 기아, 한국지엠(GM) 등 완성차 업계가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에서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어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선원들로 이뤄진 HMM 해원노조는 지난 11일 사측과 진행한 4차 임단협 교섭 결렬을 선언한 뒤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 쟁의조정을 신청했다.

중노위가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리면 해원노조는 합법적인 쟁의권을 획득한다. 사무직 중심의 육상노조 역시 지난달 쟁의조정을 신청했다. 대규모 연대 파업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갈등의 출발점은 임금 인상률이다. 해원노조는 앞서 임금 25% 인상과 성과급 1200%, 생수비 지원 등을 요구했다. 8년 동안 임금 동결로 회사의 위기를 같이 했지만, 실적이 개선된 이후 급여를 정상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실제 HMM는 지난 1분기 1조193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지난해 1년간 영업이익(9808억원)을 웃도는 수치다. 해운업계 호황으로 2분기 실적 역시 1분기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전체 실적 전망치는 5조원에 달한다.

노조는 실적 개선의 효과를 누리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해원노조는 8년, 육상노조는 6년 동안 임금 동결을 겪었다. 지난해 임금 인상률은 2.8%에 불과했다. 여기에 인력난 우려가 가중되면서 집행부의 강성 노선에도 힘이 실리는 모양새다.

기아 노조 역시 ‘파업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쟁의행위 찬반투표가 74%의 찬성률로 가결된 이후 사측의 제시안에 따라 행동하겠다고 밝혔다.

기아 노사는 지난 6월 첫 교섭을 시작해 지난달 중순까지 여러 차례 교섭을 벌였으나 접점을 찾지 못했다. 기본급 9만9000원 인상(호봉승급분 제외), 성과급 전년도 영업이익의 30%, 정년 연장, 노동시간 단축 등이 노조의 요구안이다.

사측과 이견을 좁히지 못한다면 언제든 파업에 나설 수 있다. 지난해 기아 노조의 4주간 부분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은 약 4만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글로벌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생산 차질로 인한 충격은 더 클 것으로 보인다.

기아 오토랜드 광명. [연합]

한국지엠도 긴장감이 돌기는 마찬가지다. 한국지엠 노조는 지난 10일 확대간부합동회의를 열어 잠정합의안 부결에 대한 대책을 논의했다. 중앙쟁의대책위원회에 이어 11일부터는 출근 투쟁을 재개했다. 사측과 재교섭에 앞서 쟁의권을 협상 카드로 활용하려는 전략이다.

대화의 여지가 남아있다는 점이 그나마 기대감을 갖게 하는 대목이다. 기아와 한국지엠 노조는 교섭 촉구 기간을 갖고 차기 교섭까지 투쟁지침을 유보하기로 했다. 사측과 극적으로 접점을 찾을 경우 ‘추석 전 타결’은 물론 ‘무파업’으로 임단협을 마무리할 수 있다.

한편 국내 완성차 업체 중 유일하게 지난해 임단협을 마무리 짓지 못한 르노삼성차 노사는 조만간 다시 교섭 테이블에 앉을 예정이다. 노조는 앞서 사측이 제시한 기본급 동결 제시안에 크게 반발하며, 조정수당 지급으로 최저시급의 법망을 피해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전 세계적인 수요가 급증하는 시기, 노사가 힘을 합쳐야 미래를 보장받을 수 있다”며 “여론에 민감한 제조업의 특성상 하루빨리 원만하게 접점을 찾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and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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