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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대급 IPO 초호황이 부른 ‘코넥스 패싱’
신규상장 2016년 50개→올 2개
코스닥 이전상장 기업 주가 폭등
비상장 매매시장 활성화 등 원인
거래소 “투자 활성화 방안 고민중”

올해 기록적인 기업공개(IPO) 시장 활성화 속에 ‘코넥스 패싱’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의 코넥스 진입 유인이 줄고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한 기업들의 주가가 폭등하면서 코넥스를 외면하는 흐름이 더욱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코넥스에 상장한 기업은 단 2곳에 불과하다.

지난 2016년 50개에 달하던 코넥스 신규 상장기업 수는 2017년 29개로 반 토막 나더니 2018년 21개, 2019년 17개, 2020년 12개에 이어 올해 단 2곳(이성씨엔아이, 타임기술)으로 급감했다. 남은 4개월간 신규상장 기업이 8개 미만이 되면 올해 코넥스 신규 상장 기업 수는 처음으로 한 자릿수대로 떨어지게 된다.

무엇보다 올해 뜨거웠던 공모주 열풍이 코넥스 소외를 가져왔다. 기업공개(IPO) 시장에 시중의 자금이 기록적으로 몰리고 있는 데다 기술특례 상장 등으로 코스닥의 진입 문턱 마저 낮아지면서 기업들이 코넥스보다는 코스닥 직접 상장을 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코넥스에서 코스닥 시장으로 이전 상장하는 흐름도 빨라지고 있다. 특히 이전 상장하는 기업(스팩합병 포함)의 주가가 연일 폭등세를 기록하며 이전 상장을 가속화하고 있다. 올 초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한 씨이랩의 경우 상장 첫 날 종가 대비 현재 242.9% 폭등한 상황이다.

이외에도 피엔에이치테크(67.1%), 라온테크(51.5%) 등도 유사한 흐름을 보였다.

비교적 최근 상장한 에브리봇과 엠로의 경우 소폭 하락했지만, 이들 주가 역시 공모가 대비 상승한 상황이다. 이달 말 에스앤디, 에이비온 등도 이전상장을 위해 청약을 받고 애드바이오텍, 이앤에이치 등의 기업 또한 코스닥으로의 이전 상장을 추진 중이다. 지난해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한 코넥스 기업은 9개였다.

이처럼 코넥스는 중소기업 및 벤처기업들의 코스닥 진출을 위한 발판 역할을 해왔으나 현재 시장 규모가 급격히 축소되고 있다.

K-OTC 등 장외시장 활성화와 기술특례상장제도 활성화로 코넥스 시장의 가치가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코스닥은 이익 미실현요건(적자기업 상장)을 비롯해 기술평가, 성장성 추천 등 특례상장 제도를 운영 중이다. 올해 기술성장특례로 상장한 기업만 20개가 넘는다.

비상장 주식 매매시장 활성화도 코넥스 패싱을 불렀다. 중소기업만으로 이뤄진 코넥스 시장과 달리 장외시장엔 ‘IPO 대어’로 꼽히는 카카오페이와 비바리퍼블리카(토스), 현대중공업 등 대기업 및 유니콘 기업들도 참여해 거래대금이 높게 형성되고 있다.

여기에 코넥스 시장의 높은 진입 문턱도 문제로 제기된다. K-OTC 등 장외시장은 진입·유지를 위한 비용이 들지 않지만, 코넥스 상장은 상장 수수료 5000만원을 비롯해 상장 후 매년 자문 비용을 들여야 하기 때문이다. 개인투자자 입장에서도 코넥스 시장에서 거래를 하려면 예탁금이 3000만원 이상이거나 코넥스 전용 소액거래계좌를 만들어야 한다. 2013년 코넥스 출범 당시 3억원에서 2015년 1억원, 2019년 3000만원으로 낮아졌지만, 장외시장엔 별도의 투자 제한이 없어 상대적으로 코넥스 거래의 유인이 낮다는 지적이다.

이같은 지적에 한국거래소는 개선 방안을 강구 중이다. 한국거래소는 코넥스 상장 후 1년이 지난 기업을 대상으로 코스닥 이전 상장 심사 기간을 단축(45일→30일)하는 신속이전상장(패스트트랙)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또, 벤처기업들이 상장 첫해 증권사에 내는 심사 수수료와 지정자문인 유지비용에 대한 수수료도 바이오, 미래차, 비메모리 반도체 및 벤처기업에겐 50%를 깎아주고 있다. 이외에도 기본예탁금 축소 또는 폐지, 지정자문인 수수료 축소 등을 고민 중이지만, 아직은 신중한 입장이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국내 상황에 맞는 외국 제도 도입 방안을 고려하고 있으나 쉽지 않은 현실”이라며 “코넥스 상장 매력 낮다는 지적을 알고 있어 코넥스 기업 투자 활성화를 위한 방안을 다양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용재 기자

brunc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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