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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상속으로] 고령화 문제, 숨기지 말고 토론하면 기회로 돌아온다

통계청 인구통계 잠정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지난해 최초로 인구 자연 감소를 겪었다. 우리나라 출생아 수가 30만명 이하로 낮아져, 사망자 수를 하회한 것이다. 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를 의미하는 조출산율(Crude birth rate)은 5명, 여성 1인당 평생 동안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의미하는 합계출산율(Totla fertility rate)은 0.8명으로, 역대 최저 수준을 보였다.

2020년 인구 1000명당 혼인 건수를 의미하는 조혼인율(Crude marriage rate)도 4건으로 역대 최저 수준을 보였다. 향후 출산율의 추가적인 하락 가능성도 커진 것이다. 게다가 최근 통계청 인구통계는 전년도 같은 기간 대비 조출산율과 조혼인율의 추가적 하락을 전망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를 경험한 이후, 1998년부터 합계출산율이 1.5명 이하로 낮아졌다. 이후 전반적으로 지속적 하락 추세를 보여왔고, 더욱이 코로나19 충격 직전인 2019년 합계출산율이 이미 1.0명 이하로 전 세계적으로 유례 없는 가장 낮은 출산율을 보였다.

이 같은 점에서 코로나19 충격으로 인한 추가적 출산율 하락이 가져올 인구구조 변화의 충격은 다른 나라들에 비해 크다고 할 수 있다.

급속한 고령화와 이에 따른 다양한 사회 경제적 문제에 직면하고 있는 일본의 합계출산율도 1970년 2.0명 수준에서 2005년 1.3명 수준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한 이후 최근에는 1.3명 내외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2001년 합계출산율이 초저출산(Lowest-low fertility) 수준이라 할 수 있는 1.3명으로 낮아진 이후, 1.3명이라는 초저출산 수준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우리나라의 성장 경로의 하나의 불가피한 이행 단계라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의 출산율이 1970년대 이후 낮아져 전 세계적으로 유례 없이 낮은 출산율을 보이고 있는 것은 전 세계적으로 빠른 경제성장을 이루어온 탓이 크다.

급속한 경제 성장은 건강 상태의 개선, 기대수명의 증가 그리고 교육 수준의 증가를 가져왔다. 교육 수준 및 건강 상태의 개선으로 경제활동 참여 가능기간이 연장됐고, 기대수명의 증가로 인한 노후소득 확보의 필요성도 증가했다.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도 활발해졌기에 혼인 및 출산의 기회비용이 상승하게 됐다.

급속한 경제 성장 이후 이미 낮아진 우리나라의 출산율과 높아진 기대수명은 고령 인구의 급증, 절대인구 감소라는 예측 가능한 인구구조의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종합적 출산율 제고 노력이 가시적 성과를 가져 출산율이 다소 반등하더라도 이는 피하기 어렵다.

우리나라의 예측 가능한 인구구조의 변화는 노동 투입의 감소 등 위기 요인인 동시에 다양한 측면에서 기회 요인으로 활용될 수 있다. 자본 축적 및 자본장비률 고도화, 노동 절감 기술혁신 가속화, 1인당 경제성장률 제고, 고령친화시장의 확대 등 요소다. 인구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사회적 노력이 바람직한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가능성이다.

인구구조 변화의 기회 요인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정책 환경과 행태 변화의 불확실성에 대응할 수 있는 유연한 상황 적응이 가능한 사회제도의 마련이 중요하다. 유연한 상황 적응을 위해서는 관련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되고 논의될 필요가 있다.

인정하기 불편하나 예측 가능한 상황에 관한 공통된 인식을 바탕으로 다양한 의견들이 종합돼야 한다. 그래야 사회적으로 수용 가능한 다양한 사회구조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사회구조 변화를 통해 인구구조의 변화가 위기 요인이 아닌 기회의 요인으로 전환되기를 기대한다.

이태석 KDI 연구위원

th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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