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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빅딜후 연이은 삼성·한화 M&A...그룹 간 ‘사업재편 효과’ 극대화
한화, 다시 삼성과의 ‘맞손’ 추진
우주항공 미래사업 육성 한화
비주력 정리 삼성전기 니즈 일치
한화시스템이 개발하고 있는 초소형 SAR 위성 이미지 [한화시스템]

한화그룹의 한화솔루션이 삼성전기의 와이파이(WIFI) 통신 모듈 사업 인수를 추진하는 데는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는 항공우주 사업 영역에서의 관련 기술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한화그룹의 이번 인수 추진은 과거 2014년 단행된 빅딜 이후 이어진 인수합병(M&A)이 그룹 간 사업 재편의 효과를 극대화 시키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 미래 먹거리 우주항공 분야 고급 기술 선제적 확보 효과 = 한화그룹은 글로벌 도심항공교통(UAM) 선도 기업, 초공간 네트워크 기술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투자를 확대해 나고 있다.

실제 한화는 2019년 미국 개인항공기 기업 오버에어에 300억원을 투자한 것을 시작으로 UAM 사업에 뛰어든 상태다. 지난해에는 영국 위성통신 기업 페이저솔루션을 200억원에 인수한데 이어 미국 위성통신안테나 기업 카이메타에도 335억원을 투자했다. 최근 세계적인 우주 인터넷 기업 원웹(OneWeb)에 약 3450억원을 투자, 이사회에도 합류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와이파이 통신 모듈 사업은 전자 소재 및 부품 관련 기술이 절실한 한화의 니즈에 적합한 매물로 평가된다. 와이파이 모듈은 IT기기 간 무선통신을 제공해주는 핵심 부품으로, 기존의 스마트폰, 태블릿PC, 노트북 등을 넘어 자율주행차 등으로 사용 영역이 확장되고 있다.

한화그룹은 아울러 와이파이 통신 모듈 사업 인수를 통해 핵심 인재를 확보하는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와이파이 모듈 생산 직원은 물론 관련 기술을 개발하는 연구원 등 약 500명이 옮겨감에 따라 통신 관련 전문 인력을 충원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 2014년 ‘빅딜’로 맺어진 인연...M&A 긍정적 효과 기대 = 두 그룹의 이번 인수합병은 2014년부터 맺어온 삼성과 한화의 ‘빅딜 인연’을 상기시키며 주목받고 있다. 한화는 삼성의 석유화학부문인 삼성종합화학·삼성토탈과 방산부문인 삼성테크윈·삼성탈레스를 약 2조원에 인수한 이후 그룹의 핵심 계열사로 성장시키면서 삼성과 우호적인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당시 재계가 깜짝 놀랄 만한 초대형 딜이었던 만큼 삼성은 원활한 딜 클로징을 위해 한화가 수년에 걸쳐 분납으로 인수 대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한화 또한 삼성과의 약속을 모두 이행하면서 서로에 대한 신뢰가 쌓였다. 이에 한화는 삼성전기가 비주력 사업 정리를 위해 매각하는 와이파이 모듈 사업을 눈여겨보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한화는 빅딜 이후 인수 후 통합(PMI)까지 원활하게 마치면서 삼성이 영위한 사업은 물론 보유한 기술 및 인재에 대한 신뢰가 높은 상황이다. 실제로 최근 한화가 영입한 외부 임원 중 삼성맨 출신이 가장 많았다. 지난해까지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개발실에 있던 황정욱 사장이 올해 4월부터 한화솔루션 첨단소재부문 미래전략사업부 신사업담당을 맡은 것이 대표적이다.

한화솔루션은 같은 달 NxMD실을 신설하고 장세영 전 삼성전자 상무를 담당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한화그룹 사상 첫 여성 부사장이다. NxMD실은 차세대 전자재료와 부품 분야 신사업을 발굴하는 부서다. 지난 6월에는 구경하 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수석(부장급)이 NxMD실 상무로 영입됐다. 구 상무는 무선사업부 선행요소기술그룹에서 신소재 개발, 설계 등을 담당했다.

이어 한화솔루션은 얼마 전 강대철 전 삼성전자 무선개발2실 담당 임원을 첨단소재부문 미래전략사업부 신사업담당 전무로 영입했다. 이처럼 삼성에서 넘어온 한화의 임원들은 그룹의 새판짜기에 굵직한 역할을 맡았고 이들이 삼성전기 와이파이 모듈 사업 인수 추진을 위한 다리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IB업계 관계자는 “한화가 그룹의 새판을 짜는데 삼성과의 빅딜이 기반이 되고 있어 전자 부품 관련 사업을 인수하는 것도 진지하게 검토하는 모습”이라며 “신사업 육성을 위한 기술 경쟁력 확보를 위한 행보”라고 해석했다.

김성미 기자

miii0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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