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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의 홍콩 ELS 사태?…조기상환 ‘빨간불’에 투자자들 불안 확산 [株포트라이트]
바닥없는 홍콩H지수 폭락에 연계 ELS ‘흔들’
7월 상환 실패 이어 10월까지 6.9조원 물량…“당분간 시장 부담”

[헤럴드경제=이현정 기자] 홍콩 증시의 급락 여파로 홍콩H지수(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에 연계된 주가연계증권(ELS)의 대규모 조기 상환 실패 경고등이 켜졌다. 이달부터 10월까지 조기 상환 물량이 6조9000억원에 달해 2015년의 홍콩 증시발(發) ELS 원금 손실 사태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홍콩 증시는 최근 들어 바닥 없는 추락을 이어가고 있다. 항셍지수는 지난 2월 고점에 비해 17% 넘게 하락했다. 이 가운데 홍콩H지수의 급락세는 더욱 두드러진다. 홍콩H지수는 올해 들어서만 11.89% 떨어졌는데 지난 2월 고점에 비해선 25.8% 급락했다. 이달에도 12.9% 내려앉았다.

ELS는 일반적으로 6개월마다 평가해 상환 여부를 결정한다. 지수가 평가 당일 정해진 구간에 있어야만 조기상환이 가능하다. 만약 지수가 특정 구간을 벗어날 경우 추가적으로 6개월을 기다려야 한다.

지난 2월 발행된 홍콩H지수 연계 ELS는 이달 상환 여부가 결정된다. 규모는 1조5800억원 수준이다. 그러나 증시가 휘청이면서 조기상환이 사실상 어려워졌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지난 2월 연고점을 찍을 정도로 홍콩H지수가 고공행진한 탓에 조기상환되려면 당시 지수 대비 95% 수준인 1만1156포인트를 넘어야 한다. 홍콩H지수는 현재 9070포인트 선에 머무르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 1월 발행한 홍콩H지수 관련 ELS 금액도 조기 상환에 실패했다. 발행 규모는 1조4800억원이었는데 이 가운데 58%인 8000억원 가량이 지난달 조기 상환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홍콩H지수가 흔들리는 배경에는 계속되는 미중 무역 갈등과 중국 당국의 규제 강화가 꼽힌다. 중국 당국은 주요 빅테크는 물론, 금융, 교육 등 전방위적으로 규제 강도를 높이면서 기업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홍콩 증시가 반등할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당분간 홍콩H 지수 관련 ELS 물량이 시장의 부담을 가중시킬 것이란 비관적인 전망이 나온다. 다음달과 10월엔 홍콩H 지수 관련 물량이 각각 2조1400억원원, 3조1600억원 수준이다. 각각 평균 기준가의 95% 수준은 1만622포인트, 1만448포인트 수준으로 집계됐다.

정인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최소한 1만500포인트를 회복하지 못하면 9, 10월에도 홍콩H 지수 관련 물량은 조기 상환이 어렵다”며 “하반기나 내년이라도 홍콩H 지수가 낙폭을 회복하면 조기 상환에 실패했던 물량들이 한 번에 상환되면서 ELS 발행의 재원이 될 수 있지만 당분간 홍콩H지수 관련 물량은 발행 잔고로 잠길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투자자들 사이에선 지난 2015년 홍콩H지수 사태가 반복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 2015년 당시 중국 당국의 규제와 경제 둔화 우려가 겹치면서 홍콩H지수는 7500포인트선까지 폭락했다. 지수가 1만5000포인트까지 육박했다가 약 9개월 만에 반토막이 난 셈이다. 이에 ELS 원금 손실을 본 투자자들이 급증한 바 있다.

re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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