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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발자 모시고 애널리스트 떠나고…달라지는 사무실 풍경 [투자 열풍이 바꾼 증권사]
디지털 바람에 달라진 증권가…너도나도 디지털 인력 모시기
애널리스트는 감소세…스타트업 도전 혹은 워라밸 우선시

[헤럴드경제=이현정 기자] 증권업계의 디지털 바람이 불면서 사무실의 풍경이 달라지고 있다. 개발자를 비롯한 디지털 인력 수요는 높아지는 반면 기존의 애널리스트들은 다른 길을 찾아 나서는 흐름이 뚜렷하다.

올해 금융투자업계의 인력 채용 화두는 단연 디지털 인력이다. 증권사들은 디지털 인력을 경쟁적으로 뽑고 있다.

토스증권은 현재 테크 직군 공개채용을 진행 중이다. 이번 공채에선 최대 60명이 채용될 예정이다. 서버개발자, 프론트엔드개발자, 원장개발자를 비롯해 데이터분석가, 제품디자이너, 보안엔지니어 등 총 18개 직무에서 뽑는다. 토스증권은 올해 말까지 약 80명의 인력을 충원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키움증권, 유안타증권, KTB투자증권, IBK투자증권 등도 이미 디지털 인력 채용에 나섰다.

이같이 증권사들이 디지털 인력에 목을 메는 이유엔 코로나19 사태의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코로나19 이후 언택트 자산관리 서비스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면서 증권사들도 MTS 개편 등을 비롯한 디지털 서비스 확충에 적극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디지털 서비스를 전면적으로 확충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언택트 시대에서 플랫폼 자체가 중요해지면서 업계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등장한 토스증권과 카카오페이증권의 폭발적인 인기도 증권가의 디지털 바람을 부추겼다. 이들 증권사의 경우 내부인력 구조에서 디지털 인력이 압도적으로 높다. 토스증권의 전체 인력 중 디지털 인력은 70% 이상을 차지하고 카카오페이증권 역시 45%가 넘는다.

이에 반해 기존 증권사의 경우 디지털 인력은 관리 인력 중 일부를 차지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디지털 인력을 두고 경쟁이 심해지면서 파격적인 연봉을 제시하는 것은 물론, 스톡옵션까지 제공하는 모습이 목격된다.

토스증권 관계자는 “처우가 좋은 금융투자업계 직원들을 채용하다 보니 연봉에 신경쓸 수 밖에 없다”며 “기존 연봉의 최대 1.5배의 연봉을 제안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디지털 인력과 함께 해외파 인력에 대한 수요도 늘고 있다. 이는 서학개미의 급증과도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다. 지난해 이후 해외주식 열풍이 불면서 외국어는 물론 국제적인 감각을 지닌 인력에 대한 수요가 커졌다는 설명이다.

반면 기존의 주요 인력인 애널리스트들은 증권사를 떠나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분위기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애널리스트의 수는 매년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 2019년 1087명에 달했던 애널리스트는 이달 들어 1052명으로 줄었다.

각종 새로운 플랫폼들이 등장하면서 애널리스트들은 핀테크 스타트업 등 다양한 분야를 대상으로 새롭게 도전에 나서거나, 증권가에 남아 있더라도 기존과 다른 업무를 시도해보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토스증권의 애널리스트의 경우 기존의 리포팅 업무보단 개인 투자자의 눈높이에 맞는 투자 관련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이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것은 업무 환경과 삶의 질과도 무관치 않다는 해석도 나온다. 애널리스트들은 보통 높은 연봉 등 좋은 처우를 자랑하지만 근무 강도가 높아 이른바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어 왔다. 실제로 애널리스트는 주 52시간 근로제의 적용 대상에서도 빠져있다.

또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증권사에서 미래성이 보이지 않는다고 생각되자 IT업계로 가는 인재들이 늘고 있다”며 “새로운 플랫폼에선 애널리스트와 같은 인재를 원하는 경우가 많아 서로 이해관계가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re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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