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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앞날에 성장이 펼쳐졌다” 뭉칫돈 몰리는 수소株·펀드 [재테크 플러스-미래산업 ‘수소경제’ 급부상]
시장규모 천문학적 기업들 생태계 구축 총력
국내15개사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 출범
금융투자업계도 수소 관련 펀드 잇따라 출시
일진하이솔루스·효성첨단소재 등 주가 상승
“일회성 아닌 장기적 흐름...생태계 이해 필요”

전 세계적인 탄소 중립 움직임이 거세지는 가운데 ‘수소경제’가 미래 산업으로 부상하면서 관련 주식과 펀드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 특히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수소 생태계 구축에 앞장서면서 수소 관련 투자 시장도 더욱 활성화될 전망이다. 이에 금융투자업계에서도 수소경제 관련 펀드를 속속 출시하고 있다. 1년이 채 되지 않은 기간 동안 5개의 펀드가 설정됐다.

국내 수소 관련 펀드 중 규모가 가장 큰 펀드는 KB자산운용이 지난해 10월 선보인 ‘KBSTAR Fn수소경제테마 상장지수펀드(ETF)’다. 27일 펀드스퀘어에 따르면 23일 기준 이 ETF의 설정액은 2525억원, 순자산은 3240억원 규모며 연초 이후 2611억원이 유입됐다. KB자산운용은 올해 2월에도 ‘KB글로벌수소경제 펀드’를 출시했다. 이 펀드의 순자산은 187억원을 기록 중이다.

NH-아문디자산운용은 올해 4월 ‘HANARO Fn전기&수소차 ETF’와 ‘NH-Amundi글로벌수소밸류체인 펀드’를 내놨다. 두 펀드의 순자산은 각각 275억원, 19억원이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이 올해 6월 선보인 ‘키움글로벌수소VISION 펀드’도 순자산 29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펀드뿐 아니라 수소 관련 개별 종목들도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수소연료탱크를 제조하는 일진하이솔루스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이달 1일 공모가 두 배에 시초가를 형성한 뒤 가격제한폭까지 오르는 ‘따상’에 성공했으며 현재 주가도 공모가보다 120.41% 높은 수준이다. 개인 투자자는 23일까지 일진하이솔루스를 818억원어치 사들였다.

발전용 수소연료전지를 개발하는 두산퓨얼셀은 8월 23일 4만3500원이던 주가가 9월 23일 5만100원으로 15.17% 올랐다. 두산퓨얼셀은 1개월 동안 외국인 투자자가 653억원, 기관 투자자가 687억원을 순매수했다. 수소연료전지의 핵심 소재인 멤브레인을 국산화한 상아프론테크는 해당 기간 주가가 5만9800원에서 7만1300원으로 19.23% 상승했다. 개인은 이 기간 상아프론테크를 226억원 담았다.

수소 산업의 핵심 소재인 탄소섬유를 생산하는 효성첨단소재는 1개월 간 주가가 53만1000원에서 79만9000원으로 50.47%나 뛰어올랐다. 외국인은 384억원, 기관은 466억원을 순매수하며 효성첨단소재의 주가를 견인했다.

멤브레인 기술을 국산화한 코오롱인더의 주가도 7만2300원에서 11만1000원으로 53.53% 급등했다. 코오롱인더는 기관이 129억원을 사들였다.

탄소 포집 원료인 탄산칼륨 시장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유니드는 같은 기간 11만5000원에서 13만8000원으로 20.00% 상승했다. 개인은 유니드를 49억원, 기관은 58억원 순매수했다.

수소경제는 국내외 정부의 정책 발표와 기업들의 참여에 힘입어 가시화하고 있다. 파리기후협약에서 ‘2050년 탄소 중립’을 목표로 세운 이래 각국은 수소경제 선점을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미국 정부는 오는 2030년까지 수소 생산 비용을 80% 감축해 수소경제를 활성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지난 7월 기존 철강, 발전 산업 등에 적용했던 탄소배출권거래제(ETS)를 육상 운송과 해운, 건축 등으로 확대하는 ‘핏 포 55(Fit for 55)’를 발표했다.

국내에서는 이달 8일 현대자동차, SK, 롯데, 코오롱 등 15개 그룹이 한국판 수소위원회인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을 출범했다. 앞서 현대자동차, SK, 포스코, 한화, 효성 등 5개 그룹은 2030년까지 수소 생산, 유통·저장, 활용 등 수소 밸류체인(가치사슬) 전반에 걸쳐 총 43조4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맥킨지는 2050년 세계 수소경제 시장 규모를 2조5000억달러로 예상했으며 딜로이트는 2조600억달러로 추산하고 있다. 이에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수소경제 투자가 단순히 반짝 테마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으로 유망한 투자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서병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국내에서도 정부와 국내 주요 기업들이 신규 장기 계획 추진이 어려운 정권 후반부인 2021년 하반기에 이례적으로 수소경제를 본격 추진하고 있다. 이는 수출이 중요한 한국에서 친환경이라는 글로벌 흐름에 대응하면서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분야가 수소라는 전략적 판단 때문”이라며 “친환경과 관련된 인식이 서구에서는 밀레니얼 세대를 중심으로 인권처럼 당연한 컨센서스로 자리잡았다. 따라서 이런 변화는 특정 시기나 정권 하에서 추진되는 일회성 이슈가 아닌 중장기적인 흐름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수소경제 투자를 위해서는 밸류체인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이효석 SK증권 연구원은 “기후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인류의 노력의 중심에 수소가 있다. 수소 관련 주식에 투자하여 의미 있는 성과를 내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뉴스나 이벤트에 대한 정보가 아니라 산업을 둘러싼 매크로 환경과 수소 생태계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장기 투자할 수 있는 준비일 것”이라며 “수소 자체보다 수소 생태계를 이해하는 것이 성공 투자의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김현경 기자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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