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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세청, ‘전관 취업 회사’에 일감 몰아주기
10년간 6곳서 2400억원 사업수주
상당수가 일반→수의계약 변경돼
추경호 “관피아 독점 구조 공고”

관세청이 관세청 출신 인사가 고위직에 있는 업체 6곳에 근 10년간(2011~2021년 1~8월) 2470억원대 일감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관세청은 이들 업체에게 올해(1~8월)만 340억원대 일감을 맡긴 것으로 확인됐다. 수의계약 혹은 일반경쟁에서 수의계약으로 변경돼 사업권이 넘어간 건이 3건 중 2건 꼴이었다. 야권에선 “전형적인 ‘일감 몰아주기’ 기법”이라는 말이 나온다.

8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이 관세청으로부터 받은 ‘발주 사업과 수주 업체 현황’에 따르면 케이씨넷, 국제원산지정보원, 국가관세종합정보망운영연합회(국종망연합회), 무역관련지식재산권보호협회, 한국관세무역개발원(사단법인), 한국관세물류협회 등 업체 6곳은 지난 2011~2021년(1~8월) 관세청이 발주한 2476억원 규모의 사업 175개를 수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수의계약이 52건, 일반경쟁에서 수의계약으로 바뀐 건이 71건이었다.

같은 기간 관세청은 8315억원 규모로 사업 1083개를 발주했다. 이들 업체 6곳이 따낸 사업은 전체의 16.1%다. 다만 사업비로 계산하면 29.7% 수준으로 껑충 뛴다.

한국관세물류협회를 제외한 업체 5곳은 올해도 340억원 규모의 사업 19개를 수주했다. 수의계약이 4건, 일반경쟁에서 수의계약으로 변경된 건이 11건이었다. 이들 업체가 받은 사업은 전체(105개)의 18.0%지만, 따낸 사업비는 전체(615억원)의 55.2%였다.

관세청에 따르면 현재 케이씨넷 대표는 지난 2019년 관세청에서 퇴직한 고위공무원이 맡고 있다. 국종망연합회 대표, 원산지정보원 원장, 무역관련지식재산보호협회 전무, 한국관세무역개발원(사단법인) 원장, 한국관세물류협회 이사장도 모두 관세청에서 일한 이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추경호 의원은 “‘관피아’의 일감 몰아주기 의혹은 단골 지적 사항이지만 개선되지 않고 있다”며 “외환위기(IMF) 당시 행정기관을 줄인다며 ‘무늬만 민간 위탁’을 시작한지 20여년이 흘렀고, 이 과정에서 독점 구조가 공고해졌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했다. 관세청 측은 “관계부처와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수의계약 비율이 높은 것은 관세 행정의 특수성이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이원율 기자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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