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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온라인 커뮤니티 ‘클리앙’… 김용판 ‘가짜 돈다발’ 밝혔다 [정치쫌!]
김용판 ‘조폭 돈다발’ 제기 뒤 6시간여만에 온라인서 동일사진 확인
18일 오후 6시30분께 게시물 게재… 국감장에 실시간 보고
김용판 “사진이 문제 착잡”… 국감서는 “실체 밝혀질 것”
국민의힘 김용판 의원이 19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김용판 의원의 경기도 국정감사 돈다발 사진자료'를 제시하는 더불어민주당 민형배 의원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홍석희·신혜원 기자] 김용판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를 향해 제기한 ‘조폭연루설’ 의혹의 진실을 밝히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IT관련 사이트인 ‘클리앙’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관련 게시글 링크는 누군가에 의해 최초 민주당 지도부에 건네졌고, 국감 현장에 출석했던 의원들에게 다시 공유되면서 국감 종료 전 국감장에서 가짜 돈다발이란 사실이 공개되게 된 것이다.

19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시간 순으로 재종합하면 김 의원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경기도청 국정감사장에서 전날 오전 11시30분께 자신의 질의 순서에 맞춰 준비했던 제보자 박철민씨의 진술서를 읽어 내려갔다. 국감 현장에는 PPT로 박씨의 진술서 내용과 함께 박씨가 이 후보에게 건넸다는 문제의 돈다발 사진도 함께 공개됐다. 약 4~5분 가량 이어진 김 의원의 발표에 착석했던 이 후보는 연신 ‘허허’ 웃음 소리를 냈다.

18일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김용판 의원이 이재명 경기지사의 '조폭 연루설'을 주장하며 돈다발 사진을 공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의원은 이 후보가 성남시장 재임 시절 ‘국제마피아파’ 조직원으로부터 수십차례에 걸쳐서 20억원 가까이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특히 박씨가 자신 발언의 진정성을 주장하면서 실명과 함께 얼굴 사진도 공개했다며 관련 주장은 ‘공익제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박씨 본인과 친구가 이 지사에게 돈을 전달한 바 있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에 대해 “(사실이라면) 제가 옛날에 다 처벌받았을 것이고 이 자리에 있을 수 없다. 어디서 (사진을) 찍었는지 모르겠지만 참 노력을 많이 하신 것 같다“며 “아무리 국회의원이라도 아무 근거가 없는 일방적 주장을 이런 식으로 하는 것은 옳지 않다. 일방적으로 주장한다고 진실이 되지 않는다. 이에 대해 저희도 법적 조치를 안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이 18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경기지사 자격으로 출석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와의 '조폭 연루설'의 근거로 제시한 현금다발 사진은 가짜 사진으로 드러났다. 한병도 의원은 “저 조폭이란 사람이 내가 사채업 해서 돈 벌었다고, 렌터카와 사채업을 통해 돈을 벌었다고 띄운 사진”이라고 공개했다. 연합뉴스

오후 들어서도 김 의원과 이 후보 사이 신경전은 계속됐다. 이 후보는 “면책특권 뒤에 숨어서 정치 공세를 하는 것은 옳지 않다. 윤석열 전 총장이 서울중앙지검장이던 시절 검찰이 이준석 코마트레이드 대표를 데려다 ‘이재명 비리’를 내놓으라 압박하며 기소했지만 결국 무죄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반전은 국감 종료 1시간여를 앞둔 상황에서 일어났다. IT관련 정보를 주로 공유하는 민주당 성향 커뮤니티 클리앙에는 김 의원이 이 후보에게 건네졌다는 주장과 함께 제시한 ‘돈다발 사진’과 동일한 사진이 과거 박정우라는 사용자의 페이스북에 올라온 사진이 동일 사진이라는 점을 지적한 게시글이 올라온 것이다. 게시글에는 페이스북 링크도 함께 걸려 있었다. 게시글이 올라온 시점은 18일 오후 6시24분이다.

댓글들이 달리기 시작했다. 그 가운데엔 ‘민주당에 전달하겠다’는 글도 있었다. 박찬대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 “이형석 의원의 부친상 때문에 제가 하루전날 행안위에 들어갔다. 그런데 ‘돈다발 사진’이 엉뚱한 사진이라는 제보를 제가 전달 받았다”며 “질의 순서를 보니 한병도 의원하고 박재호 간사에게 그 사실을 알려서 국감장에서 그게 급하게 나오게 됐던 것이다. 사보임 한 밥값은 한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관련 발언을 처음으로 한 국회의원은 한병도 민주당 의원이었다. 한 의원은 국감장에서 ‘여러번의 반전이 일어난다’면서 국감 현장에서 박씨가 과거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던 사진과 김 의원이 이 후보에게 전달됐다는 증거로 공개한 사진이 동일한 사진이라는 사실을 국감 현장에서 PPT 화면으로 공개했다. 한 의원은 “저 조폭이란 사람이 내가 사채업 해서 돈 벌었다고, 렌터카와 사채업을 통해 돈을 벌었다고 띄운 사진”이라고 지적했다. 한 의원이 국감장에서 발언한 시각은 국감 종료 직전인 7시께였다. 네티즌의 믿을만한 게시글이 국감 현장에서 공연되기까지 불과 30여분도 채 걸리지 않은 셈이다.

‘조폭 돈다발’ 의혹을 제기했던 국민의힘 김 의원은 이날 오전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폭로 경위를 묻는 질문에 “박철민을 접견하는 장영하 변호사가 (박철민을) 졉견하고 사진을 받았다. 장영하 변호사랑 이재명 관계를 내가 아니까 ‘무슨 소득이 없냐’고 내가 전화를 했으며 그 뒤 가져온 것이 그 진술서와 사진”이라며 ““(장 변호사를) 믿고 했는데 조금 이게 날짜가 안맞는 것 같다. 우리는 사진의 진위 확인을 못했다. 장 변호사가 그걸 가져와서 강력하게 주장을 해서 그랬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어 “어쨌건 돈다발은 문제가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착잡하다”면서도 “진술서 내용을 보면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은 ‘돈다발 사진’을 제시한 김 의원을 향해 국회 윤리위 제소를 검토키로 했다. 이 후보 역시 김 의원의 사퇴를 요구했다. 서울시를 상대로 한 행안위 국감에서도 김 의원의 사보임을 요구하는 여당 요청으로 국감 진행이 차질을 빚기도 했다. 김 의원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다. 실체는 명백하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8일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가 끝난 뒤 국민의힘 김용판 의원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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