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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30% 뛰는데 한국은 5% 빠졌다
공급대란·긴축 탓 디커플링 심화
韓 시총 상위 10개사 절반이 감소
美 ‘톱10’ 15경 돌파 ‘기술주’ 활약
中 리스크 등 완화돼야 차별화 해소

한국과 미국의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이 올해 들어 뚜렷하게 상반된 주가 추이를 보이고 있다.

미국의 시총 상위 종목들은 가파른 상승세로 몸집이 30% 가까이 불어난 반면 국내 종목들의 시가총액은 지지부진한 증시 여파로 5%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공급대란과 긴축 리스크 등으로 한미 증시의 탈동조화(디커플링)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2일 국내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의 상위 10위권 종목의 시가총액 합계는 전날 기준 893조66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937조5602억원에 달했던 연초와 비교하면 4.7% 줄어든 규모다.

종목별로 보면, 전체 가운데 약 절반이 모두 감소세를 나타냈다.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15.8% 줄어든 417조2878억원으로 가장 큰 감소폭을 보였고, 이어 SK하이닉스(77조5323억원)과 카카오뱅크(30조3589억원)이 각각 15.5%, 8.5% 줄었다. LG화학(58조7328억원)도 6.4% 감소했다. 반면 카카오(55조8928억원)와 네이버(67조1016억원)의 시가총액은 각각 59.6%, 39.4% 급증했다.

이에 반해 미국 상위 종목들은 대부분 몸집이 불어났다.

상위 10위권 종목의 시가총액 합계는 12조9880억달러로 집계됐다.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15경3089조원에 달하는 규모다. 올해 연초와 비교하면 29.8% 급증한 수준이다.

종목들 가운데선 빅테크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엔비디아의 몸집은 94.9% 증가한 6450억달러를 기록하며 가장 큰 증가폭을 보였다. 이어 테슬라(1조2140억달러)가 72.2%, 구글(1조9070억달러)이 62.2%, 마이크로소프트(2조4730억달러)가 50.4% 늘어났다. 대표적인 금융주인 JP 모건 체이스(5070억달러)도 32.4% 증가했다.

10위권 가운데 유일하게 몸집이 줄어든 종목은 TSMC로 시가총액이 연초에 비해 15.1% 급감한 5490억달러에 그쳤다. 이는 한미 증시 사이에 심화되고 있는 디커플링 현상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양국의 대표 지수 격차는 하반기로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지난 5~6월까지만 해도 코스피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보다 나은 수익률 나타냈다.

그러나 하락세가 두드러졌던 7월과 8월에 S&P500 지수 대비 각각 5.13%포인트, 3.00%포인트 뒤지기 시작했다.

지난달엔 코스피가 3.20% 떨어지고 S&P500 지수가 6.91% 상승하면서 두 지수의 격차는 10.11%로 벌어졌다. 이는 월간 기준으로 2010년대 이후 최고치다.

코스피는 이날 기준 3000선을 겨우 방어하는 반면 반면 S&P500 지수는 4주 연속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를 또 갈아치웠다.

디커플링을 부추기는 요인으로는 공급대란에 따른 우려가 꼽힌다. 경기민감업종 등 공급망 리스크가 높은 업종의 비중이 유가증권시장에서 58.9%나 차지하지만 S&P 시장에선 28.8%에 그친다.

긴축 리스크도 국내 증시의 발목을 잡고 있다. 국내 당국은 추가 금리 인상을 앞두고 대출 규제를 강화하는 등 긴축 기조를 더 내세우고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부동산 가격 안정과 가계 부채 관리를 위한 긴축 스탠스 강화 분위기가 이어질 공산이 높다는 점에서 국내 경제와 주식시장이 긴축 리스크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판단”이라며 “이러한 긴축 강도 차이가 양국의 증시 차별화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성장 모멘텀에서 상대적인 우위를 유지하는 미국의 경기 여건도 디커플링을 심화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3분기 연율로 환산하지 않은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 분기 대비 0.5%로 한국 성장률(0.3%)을 소폭 앞섰다.

디커플링이 해소되려면 공급 대란에 대한 우려와 중국 리스크가 완화돼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 연구원은 “스태그플레이션 국면에 진입한 중국 경제 우려가 진정되어야 한-미간 증시 차별화 현상도 완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중국 리스크와 더불어 공급망 차질 해소 여부도 한-미 증시, 더 나아가 이머징-미국 증시 간의 차별화 해소에 중요한 변수”라고 말했다. 이현정 기자

re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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