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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OPEC+’의 원유감산 고집...인플레 불길에 기름 붓나
美 비축유 방출에 반발
연준 조기긴축 더 자극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기조를 유지할 움직임을 보이면서 진정세를 보이던 인플레 불길에 다시 기름을 붓고 있다. 미국과 동맹국들이 전략 비축량을 풀어 유가 안정을 노리고 있지만 OPEC의 협조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그 효과가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4일(현지시간) OPEC과 러시아가 포함된 비(非) OPEC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오펙 플러스)가 석유 및 가스 시장에 인공적인 압박을 가하고 있다며 공급 기조로 빠른 전환을 촉구했다.

앞서 OPEC+는 이달 초 열린 회의에서 12월 원유 생산량을 크게 늘리라는 미국의 요청을 거부하고 하루 40만배럴 증산 방침을 고수했다.

파티 비롤(Fatih Birol) IEA 사무총장은 “최근 높아진 국제유가가 개발도상국 등을 위험지대로 몰아넣고 있다”며 “(OPEC+가) 석유시장을 안정시키고 가격을 합리적인 수준으로 낮추는 데 도움이 되도록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에서 경기가 회복되면서 원유 가격이 올해에만 50% 이상 급등하자 미국과 동맹국들은 23일(현지시간) 5000만배럴 수준의 전략비축유(SPR)를 방출하기로 했다.

전략비축유는 산유국 테러나 재난, 경제 봉쇄 등 사태에 대비해 보관해 두는 석유로, 보통 석 달치 사용분이 저장돼 있다.

그러나 여전히 OPEC+이 감산 기조를 쉽게 철회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비축유 방출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OPEC+는 미국 등의 비축유 방출 계획에 반발하며 지난 7월 합의했던 하루 40만배럴 규모의 증산 방침을 재검토할 수 있다고 맞서고 있다. OPEC과 OPEC+는 내달 관련 회의를 열 계획이다.

유가가 안정되지 않으면 인플레가 압력을 높여 미국이 통화긴축을 앞당겨야 할 수 있다. 금리가 오르경기 회복에는 부담이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참고하는 물가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10월에 전월보다 0.6%, 전년 동월보다 5%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9월(4.4%) 수치를 훌쩍 뛰어넘은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1990년 11월 이후 가장 큰 폭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년간 에너지 가격이 30.2%, 식품 가격이 4.8% 상승하면서 물가지표 급등을 주도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같은 지표에 연준이 이달부터 돌입한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속도를 높이고, 금리 인상 시기를 앞당길 것이란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유가 안정의지가 어느 때보다 강하다는 것을 감안하면 외교적 압박을 통해 OPEC 동맹국들로 하여금 증산에 나서도록 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세진 기자

jin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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