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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파본색 연준에…美기술주 ‘비명’
美증시, 조기 긴축예고 충격파
“금리인상땐 고평가 부담”경고
“실질금리 낮아” 이견속 대혼란
실적기반 저평가·舊경제주 추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조기 긴축 예고에 미국 증시가 충격에 휩싸였다. 유동성 파티를 즐기던 기술주에서 비명이 터져나왔다. 금리가 오르면 밸류에이션이 낮아질 수 밖에 없다는 경고와, 여전히 실질금리 마이너스 상태여서 일시적 숨고르기라는 진단이 엇갈린다.

5일(현지시간) 공개된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는 연준이 예상보다 빠르게 금리를 인상하는 것은 물론 양적긴축(QT)에 나설 가능성까지 담겨있다.

연준의 매파 본색에 새해 들어 급등한 시장금리는 더 치솟았다. 이날 10년물 미 국채 금리는 1.71%로,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지던 1.7%선을 넘었다. 불과 3거래일 동안 20베이시스포인트(bp) 가량 급등하며 지난해 4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2년물도 0.83%까지 올랐다.

존 캐리 아문디자산운용 주식담당 이사는 “(FOMC의사록은) 사람들이 전부터 걱정하던 것을 문서로 확인시켜 준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시장에선 환율이 즉각적으로 반응했다. 6일 원/달러 환율은 개장과 함께 달러당 1200원을 넘었다. 환율이 장중 1200원 선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10월 12일(1200.4원) 이후 2개월여 만이다. 김준영 흥국증권 연구원은 “상대적으로 양호한 경제 성장을 기반으로 시작된 미국의 긴축은 달러화 강세에 힘을 실어준다”고 설명했다.

제로금리 환경에서 미래 성장 가능성을 디딤돌 삼아 뛰어오르던 기술주들은 이제 금리 부담을 안고 도약해야할 처지가 됐다. 금리가 높아지면 미래 이익의 현재가치는 낮아지고 차입비용은 높아져 투자매력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시장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스스로 “(대차대조표 축소에 대해) 시장이 민감할 수 있다”고 우려한 그대로 혼란에 빠졌다.

당장 이날 증시에서 세일즈포스가 8.2% 떨어지는 등 주요 대형 기술주들이 크게 하락했다. 시가총액 3조달러 고지를 밟은 애플도 2.7% 떨어졌다. 특히 세일즈포스의 경우 전날 UBS가 성장세가 꺾일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내린 것이 치명적이었다. 같은 고성장 기술주라도 미래성장 가능성을 현 시점에서 매출과 이익으로 정당화할 수 없다면 시장의 외면을 면치 못한단 것을 확인시켜줬다.

시노버스트러스트의 댄 모건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나스닥 지수를 웃돈 것은 올해 기술주 실적 성장이 완만해질 가능성 때문에 투자자들이 어떤 기술주를 보유할 것인지 더 신중해지고 있다는 신호”라고 설명했다.

성장주에 가려졌던 가치주는 다시 주목받고 있다. MSCI에 따르면 글로벌 성장주는 지난 5년간 연평균 22%의 수익률을 기록했지만 가치주는 9.8%에 그쳤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블룸버그통신이 비공식적으로 106개 기관투자자를 상대로 2022년 가장 유망한 투자 테마를 조사한 결과 25%가량이 금융주 등 ‘구경제’(old-economy) 종목을 택했다.

웰스파고와 모건스탠리는 고객들에게 저금리 시대 최대 수혜주인 고성장 기술주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회복의 수혜를 얻는 저평가 종목으로 눈 돌릴 것을 추천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김우영·김현경 기자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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