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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英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9%…40년 만에 최고
에너지·식료품 가격 급등…G7 중 최고 상승률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AP]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영국의 지난달 소비자 물가가 1년 전 보다 9% 올라 40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영국 통계청(ONS)은 18일(현지시간) 4월 소비자 물가지수가 작년 동월과 비교해 9% 뛰었다고 발표했다.

이는 1982년 이래 가장 높은 상승률로, 3월(7%)보다 훨씬 올라갔다.

로이터통신이 조사한 4월 소비자 물가 상승률 전문가 전망치는 9.1%였다.

영국의 4월 물가 상승률은 독일(7.4%), 프랑스(4.8%) 등 주요 7개국(G7) 중 가장 높다고 BBC가 전했다.

지난달 소비자 물가 상승의 주요인은 전기·가스 등 에너지 요금 인상으로, 전체 상승폭의 75%를 차지했다.

영국의 에너지 요금은 1년에 두 차례 상한이 조정되는데 지난달에 54% 뛰었다.

코로나19 방역 해제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유가와 식품 가격도 크게 상승했다.

통계청은 식당과 카페 메뉴판의 모든 품목의 가격이 다 올랐다고 말했다.

물가가 전방위로 오르면서 실질 임금은 하락하고 영국인들의 생활은 팍팍해지고 있다.

최근 공개된 한 설문조사에서는 3명 중 2명이 난방을 꺼놨다고 말했고 4명 중 1명 이상은 끼니를 거른다고까지 답했다.

올해 1분기에 물가를 고려한 실질 임금은 2013년 이후 최대폭으로 감소했다.

실업률은 3.7%로 떨어지며 48년 만에 최저였지만 임금은 4.2% 상승하는 데 그치며 물가상승률을 따라잡지 못했다.

생계비 부담이 커지며 소비자들은 지갑을 닫았고 그 여파로 이미 3월에 영국 국내총생산(GDP)이 0.1% 감소했다.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은 물가 상승에 대응해서 작년 12월부터 금리 인상에 나서서 0.1%였던 기준 금리를 지난달 1%까지 올렸다. 다음 달에도 0.25%포인트 더 올리며 5회 연속 인상을 단행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늑장대응이며 충분치 않은 조치라고 비판하고 있다.

이에 앤드루 베일리 잉글랜드은행 총재는 전날 최근 물가 상승은 세계적 요인에 의한 것이어서 자체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부분이 많지 않다고 방어했다.

그는 세계 식량 가격 급등 현상을 '종말론적'(apocalyptic) 상황이라고 표현하면서 "심화하는 인플레이션 앞에 속수무책"이라고 말했다.

잉글랜드은행은 이달 초에 물가 상승률이 연말에 10%가 넘을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리시 수낙 재무부 장관도 이날 물가 상승은 세계적인 문제여서 모든 사람을 완전히 보호할 순 없다고 인정했다.

다만 그는 투자, 교육, 혁신을 확대하기 위해 가을에 법인세를 낮추겠다고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리스 존슨 총리는 이날 의회에서 생계비 부담으로 힘든 사람들을 지원하기 위해 모든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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