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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獨 “시멘트 생산 때 100% 대체연료 사용”
▷베쿰 소재 피닉스시멘트社 르포
폐플라스틱·동물사체 등 순환자원을 연료로 활용
한국 순환자원종류 제한·연료대체율 35%와 대조
시설·연료 변경 때 수시 설명…지역민과 갈등 없애
지난 22일(현지시간) 독일 베쿰 소재 피닉스시멘트사. 이 회사 모기업인 티센크루프 폴리시우스사의 우베 마스 기술이사(왼쪽)가 시멘트 제조용 순환자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공동취재단]

“유연탄이나 석유 같은 화석연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습니다. 고형폐기물연료(SRF) 등 100% 대체연료(AFR)만 활용해 시멘트를 생산합니다.”

지난 22일(현지시간) 독일 베쿰시 피닉스시멘트(Phoenix Zementewerke) 사의 설비엔지니어 토어슈텐 코추어(Thorsten Kotzur) 씨는 기자에게 이같이 소개했다. 베쿰 외곽에 있는 피닉스시멘트는 철강·기계·시멘트 사업을 하는 티센크루프그룹의 폴리시우스법인(비즈니스유닛)의 관계사다. 폴리시우스사는 세계 최대 시멘트 생산설비 제조업체로, 한국 시멘트회사들을 포함 800여곳에 설비를 공급했다.

독일 시멘트산업의 연료 재활용률은 현재 90%를 넘어 100%에 가깝다. 피닉스시멘트는 100%로, 세계에서 가장 높다. 한국은 2022년 기준 35%에 불과해 갈 길이 멀다. 국내에서는 이른바 ‘쓰레기시멘트’ 논란에 막혀 연료물질 종류에도 규제가 많다. 많은 가연성 물질들이 결국 매립장이나 소각장으로 가야 하는 처지에 놓인다.

적어도 독일에서 AFR은 생활폐기물 중 가연성물질(폐플라스틱, 폐타이어, 목재, 가축분뇨 등)을 분류해 재생한 SRF와 병사한 동물사체, 의약품회사의 각종 시료와 부산물 등도 포함된다. 태워서 열을 내고 분해되는 것이면 종류를 가리지 않는다. 이들이 시멘트 제조 때 필요한 초고온(섭씨 1450도)의 연료로 활용된다.

독일은 연방 차원에서 10년 이상 쓰레기 매립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모든 폐기물은 순환자원으로 분류해 재생원료, 바이오매스, AFR 등으로 처리하게 한다. 이 모든 방안이 불가능한 경우에만 소각장으로 보내고 있다.

폴리시우스사의 우베 마스(Uwe Maas) 기술이사는 “독일은 1990년부터 AFR을 사용해 왔다. 폐기물 처리 때 환경부담금 등 처리비용이 굉장히 높기 때문”이라며 “시멘트공장은 폐기물 처리의 좋은 대안이 된다는 사실을 알고 관련 기술을 개발해 왔다. 그 결과 석탄이나 벙커C유 같은 화석연료를 100%까지 대체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연료 뿐 아니라 원료광물도 대체원료가 활발히 사용된다. 시멘트의 원료는 석회석 외에도 점토, 규석, 철광석이 등이 있는데, 석회석을 제외하곤 각각 제철부산물·석탄재·슬래그 등으로 대체되고 있다. 심지어 점토 대체물로 아스팔트 찌꺼기기도 사용된다.

연료와 원료자원이 이처럼 재활용된 순환자원 일색인데, 지역주민이나 시민사회와의 갈등은 없을까? 피닉스시멘트는 AFR 활용 이후부터 지속적으로 시민들과 소통을 해 왔다고 했다. 주민들이 언제든지 공장을 견학할 수 있게 하고 사용되는 순환자원의 종류에 대해서도 수시로 설명하고 있었다.

토어슈텐 코추어 시설팀장은 “우리 공장은 지역사회가 방출하는 생활폐기물 중 가연성 폐기물만 받아서 연간 2만5000t을 연료로 사용한다”며 “여기서 처리하지 않으면 자자체가 돈을 들여 소각해야 한다. 동물사체는 물론 의약품 찌꺼기나 시료 등도 연료로 활용해 처리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소각장의 온도는 섭씨 1100도, 시멘트 소성로는 1450도로 그 차이가 크다. 소성로는 10분만에 폐기물을 완전히 소각·분해해 다이옥신, 프레온가스마저 완전히 파괴돼 없어진다”며 “이런 점을 주민들에게 정기적으로 설명한다. 공장시설 변경, 연료종류 변경 때도 주민들에게 알리고 의견을 듣는다”고 밝혔다. 당연히 갈등은 없다고 덧붙였다.

베쿰(독일)=조문술 기자

독일 베쿰 소재 피닉스시멘트의 대체연료(AFR) 저장고. 플라스틱, 목재 등 각종 가연성 폐기물을 건조 파쇄해 시멘트 소성로의 연료로 활용한다. [공동취재단]
freihei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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